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찾아 “기업들의 절박한 사정을 국회가 외면하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법안(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현행 최대 주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을 두고 국회 환노위는 기업 규모별로 2018·2020·2021년 3단계 시행하되, 휴일근로 할증률을 현재의 150%로 유지하는 여야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이 제동을 걸면서 진행이 멈춘 상태다.

근로시간 단축은 통상임금·최저임금과 함께 기업의 ‘3대 굴레’로 지목돼 왔다. 특히, 구인난에 시달리는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은 44만 명을 추가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추계로는 중소기업 추가 부담액만 8조6000억 원이다.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선 “머리띠 매고 국회로 가자”는 원성도 터져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도 반대하는 방안을 박 회장이 통과시켜 달라고 나선 것은 최악은 피하자는 위기감의 발로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 개정이 안 되면 현 휴일근로 행정해석의 폐기를 진작 예고했고, 대법원도 관련 소송의 판결에 나설 태세다. 어느 쪽이든 ‘휴일수당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

과도한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노사 간 이해 균형을 맞춰 연착륙하는 것이 관건이다. 환노위 합의안은 2015년 노사정 합의안에서 4단계→3단계 시행으로 후퇴했고, ‘주 8시간 특별근로 허용’도 뺐다. 근로자 입김이 강한 독일조차 일감이 몰리면 초과근로에 거의 제한을 두지 않는데, 최소한의 노동 유연성 장치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 안이다. 그나마 괜찮은 평가를 얻었던 ‘휴일 할증률 1.5배’마저 양 노총 위세에 눌려 주춤한 모습이다. 국회는 절박한 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법안으로 조율한 후 신속히 입법해야 한다. 기득권 노조 눈치만 보다간 기업을 망치고 일자리도 날리는 최악 결과를 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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