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릴 정도로 일자리가 차고 넘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연일 기록경신을 하는 등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일본 사례에서 보듯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결국 기업인 만큼 일회성 지원이나 공무원 늘리기보다 산업 혁신과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8.6%로 10월 기준으로는 1999년(8.6%) 이후 1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두 달 만에 30만 명 이하로 내려갔고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1.7%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다시 말해 청년 5명 중 1명은 스스로를 ‘백수’로 여긴다는 의미다.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고 하루가 멀다고 관련 부처에서 일자리 정책, 청년층 지원 정책 등을 쏟아내고 있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데 대해 경제계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근본 진단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정부는 국가직 공무원을 9475명 더 채용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 자금 등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공무원 증원 등에 따라 누진적으로 늘어나는 인건비와 연금 부담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고 세금으로 기업의 최저임금을 보전해주는 정책 역시 지속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선 기업에서는 결국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고 4차 산업혁명 등 산업 혁신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키워 일자리를 늘리는 근본적인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서 청년 일자리가 넘치는 것은 인구 고령화의 영향도 있지만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아베노믹스 추진으로 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나고 로봇,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사업 관련 일자리가 확대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이 쉽게 신규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금처럼 각종 고용 규제와 강성 노조 탓에 한 번 인력을 뽑으면 아무리 기업 상황이 어려워도 인력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