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3년 행사 ‘인재 선점하자’
130여개社 참가 열띤 홍보전
“사람 안모여” 일부 기업 초조
학생들 “취직 걱정 안해” 느긋
경제활황속 역대 최고 구인난
구직난 韓 방문 취업박람회도
“○○기업 인턴십, 어떻습니까?”
지난 9일 일본의 수도 도쿄(東京)에 위치한 대형 컨벤션센터인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열린 기업들의 인턴십 및 기업업무 합동설명회 행사장. 한국 상황과 달리 이날 행사장에서 애를 태우고 있는 쪽은 직업을 구하려는 대학생들이 아니라, 인턴십 참가 대학생들을 모집하려는 기업들이었다.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경제가 활황으로 돌아서면서 노동수요가 늘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일손이 부족해 역대 최고 수준의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향후 신입사원 채용으로 이어지는 인턴십을 통한 인재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현재 대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설명회였지만, 기업들은 신입사원 모집을 방불케 하는 열성을 나타냈다. 무려 130여 업체가 참여했을 정도다.
기업들은 인턴십 사원을 신입 사원으로 연결하기 위한 ‘입도선매의 장’을 펼치고 있었다. 인기가 떨어지는 업종의 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 채용 담당 직원들에게는 초조함도 엿보였다. 행사장 입구에 다른 기업들보다 2배 이상의 부스를 마련한 노무라증권이나 일본항공(JAL) 같은 글로벌 기업에는 비교적 많은 학생이 몰렸지만 중소·중견기업의 부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소기업체 직원들이 일일이 직접 나서 학생들에게 맨투맨 방식으로 설명회 참석을 권유하기도 했다.
지나가던 대학생에게 설명회 참석을 요청하다 거절당한 한 업체의 직원에게 “학생들이 잘 안 모이냐?”고 묻자 씁쓸한 표정으로 “그렇네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대학생들은 설명회장 곳곳에 가타카나로 ‘이야기 공간’이라고 적힌 곳에 삼삼오오 모여서 여유롭게 음식물을 들면서 어떤 기업에 취업할지를 놓고 대화를 나누었다.
대학생들의 표정은 느긋해 보였다. 일본 수도권 소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은 “주변의 선배들은 모두 취직했고 나도 당연히 취직을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어느 회사로 갈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 여학생은 “가장 크고 대우가 좋은 기업에 우선 지원해 보고 안 되면 비슷한 업종의 중소기업에 가면 된다”며 여유를 부렸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인재 채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본과 달리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은 일본 업계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이번 인턴십 합동 설명회를 주최한 일본의 취업정보회사 리크루트커리어도 지난 10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서울에서 ‘일본 취업박람회(WORK IN JAPAN)’를 개최하는 등 한국 곳곳에서 일본 취업 관련 행사가 속속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도쿄에서 열린 제27차 한·일 재계회의에서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은 한국 청년의 구직난과 일본 기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 최대 경제단체인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내년 봄 서울에서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취업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기도 하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최근 “일본 기업들도 인재확보의 새로운 방법으로써 한국 구직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의 관심은 한국의 개인 구직자들에게는 ‘희망의 손짓’이지만, 국가적으로는 경제성장의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 서글픈 현실이기도 하다.
도쿄 = 글·사진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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