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KAL기 납북 사건이 발생한 지 48주년이 되는 날인 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북한 이탈 주민 글로벌교육센터(TNKR) 관계자 등이 북한당국에 제3국에서의 가족상봉을 촉구하고 있다.2017.12.11
(서울=연합뉴스) KAL기 납북 사건이 발생한 지 48주년이 되는 날인 1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 북한 이탈 주민 글로벌교육센터(TNKR) 관계자 등이 북한당국에 제3국에서의 가족상봉을 촉구하고 있다.2017.12.11
- 탈북자들 유엔서‘인권유린’성토

헤일리 “국제사회가 행동해야”
조태열 “근본원인 대응않으면
인권개선촉구, 緣木求魚 같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올해로 4년째 북한인권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한 11일 유엔본부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가혹한 인권탄압·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성토장’이 됐다. 굶주림 때문에 개구리·쥐 껍질을 벗겨 먹었다는 진술까지 등장했고, 고문과 성폭행·강제 낙태 등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 행위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였다. 그는 이날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문제 회의에서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전 세계가 알게 될 때까지 우리는 계속 말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행동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또 헤일리 대사는 엄격한 성분제도와 정치범 수용소, 연좌제, 외국 언론매체 금지, 외국인 납치 등 인권유린 실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헤일리 대사는 방청석에 있던 강제북송 피해자인 지현아·조유리 씨를 언급하면서 “탈북자들이 자유에 이르는 길은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으로, 강제송환된 여성 중에서는 강제 낙태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자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도 이날 회의 영상 메시지에서 “북한의 감옥·노동교화소에서는 고문 등 가혹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탈북여성은 인신매매에 취약하고 강제북송될 경우에 상당한 박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조태열 유엔 주재 한국대사도 당사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 지난 11월 북한 귀순병 사례를 언급하면서 “자유와 인간다운 삶을 찾아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었으며, 이는 북한인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대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악화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에 대응하지 않고 북한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고 밝혀, “우리는 평화·안보와 인권에 구분이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한 헤일리 대사와는 다소 다른 인식을 보였다.

한편 한·미·일 등이 안보리 회의 직후 개최한 별도의 북한인권 행사에서는 더욱 가혹한 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증언이 쏟아져나왔다. 2002년 탈북한 지현아 씨는 “임신 3개월 만에 다시 3번째로 북송됐고, 해당 보안서에서 마취도 없이 강제 수술을 통해 낙태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지 씨는 “북한에서 강제북송된 임신부들이 낙태를 당하고, 세상에 나온 아이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수없이 지켜봐야 했다”면서 “식사도 부족해서 메뚜기를 잡아먹고, 배추를 주워 먹고, 개구리와 쥐의 껍질을 벗겨 먹었다”고도 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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