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성과 집착땐 저자세 논란
‘3No’ 압박 中입장 직시하고
냉철한 對中외교 전략 세워야
韓·中 신뢰회복 첫 단계 구축
한국과 중국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이견 때문에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한국 정부의 조급증을 이용해 사드 문제를 지속적으로 압박카드로 사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으로부터 사드 보복 재발 방지나 북핵 해결 협조 등을 얻어내기 어려운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분명히 지키는 냉철한 접근법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업적을 쌓고 싶겠지만, 중국은 사드나 ‘3No’(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사드 추가 도입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차단) 이행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는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냉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역시 “중국은 19차 당대회 이후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앞으로도 우리를 중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할 것이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니, 사드든 북핵이든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저자세 외교는 지양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염돈재 건국대 초빙 교수는 “국민 여론 역시 외교의 힘인데 현재 우리 국민이 (중국의 사드 보복 등에) 상당히 분노하고 있고, 중국이 대국이 소국을 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에도 반감이 크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며 “경제가 시혜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는 등 중장기적인 관점의 한·중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도 “신뢰를 구축하는 첫 단계니까 너무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의연했으면 좋겠다”며 “중국이 사드 이야기를 또 꺼낸다면 의연하게 우리 입장을 전달하면 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도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평가했다. 정 위원은 “한국이 중국의 사드 관련 요구나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해법도 호응을 안 해주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평창에 올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희망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성과를 내야 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실장은 “일단 북핵 불용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사드 보복을 철회한다는 발언을 듣고,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인 ‘신북방정책’‘동북아플러스책임공동체’에 대한 시 주석의 동의를 얻어낸다면 나름 성과 있는 회담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주·유민환·김유진 기자 everywhere@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