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의 10%서 20%로 올려
서민들 내 집 마련 더 힘들어져


정부가 주택 대출을 조이면서 통상 집값의 10%였던 분양 시 계약금을 20%까지 끌어올리는 아파트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현금이 부족한 서민들의 사이에서는 초기 비용 부담 증가로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졌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시작한 주상복합아파트 ‘세종리더스포레’(한화건설·신동아건설·모아종합건설)는 ‘계약금 20% - 중도금 40% - 잔금 40%’로 분양대금을 납부하도록 했다. 내년 1월 1차 계약 시 평형에 따라 3000만 원 또는 4000만 원을 내고, 내년 5월 2차 계약 시 나머지 3200만∼1억100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사실상 6200만∼1억5000만 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계약이 가능한 것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정부 규제로 중도금 대출 규모가 줄면서 잔금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초기에 내는 계약금 비중을 높였다”며 “앞으로 이 같은 단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분양대금 납부 방식은 보통 ‘계약금 10%-중도금 60% - 잔금 30%’였다. 집값의 10%에 해당하는 돈만 갖고 있으면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은 은행에서 다른 계약자들과 함께 집단으로 대출받는 방식이라 부담이 적었다. 하지만 8·2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60%에서 40%로 줄면서 보통 LTV에 맞춰 이뤄지는 중도금 대출도 40%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분양 단지들은 중도금 60% 중 20%는 계약자 스스로 조달토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리더스포레’ 처럼 아예 ‘10% - 60% - 30%’ 공식을 깨고 가장 먼저 내는 계약금과 가장 마지막에 내는 잔금 비중을 높여 비용 부담을 분산하는 방법을 택하는 사례도 나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주택 마련 자금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 사이에서는 초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내 집 마련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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