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차이 났지만 애틋한 情
언니 뉴스 보고 나도 기부 결심
자랑스런 동생 될 수 있어 기뻐”
“27년 전 복순 언니가 그 많은 재산을 다 기부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었죠. 나도 언젠가는 언니처럼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80대 할머니가 대전 중앙시장에서 시장 일을 하며 모은 전 재산을 대학에 기부했다. 이 할머니는 27년 전에 전 재산 50억 원을 기부해 세상을 놀라게 했던 ‘김밥 할머니’ 이복순 여사와 친자매처럼 지냈던 사이로 그동안 늘 언니처럼 ‘나눔의 삶’을 실천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13일 충남대는 전날 열린 대학발전기금 재단 기탁식 행사에서 성옥심(89) 여사가 5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성 여사는 4억 원 상당의 부동산, 1억 원의 현금을 충남대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했다.
성 여사는 ‘김밥 할머니’로 유명한 이복순(1992년 작고) 여사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여사는 1990년 현금 1억 원과 시가 50여 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부해 화제가 됐던 인물. 성 여사는 “복순 언니와는 대전 중앙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며 인연을 맺었다”며 “서로 다른 가게를 운영하고 스무 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났어도 항상 언니라고 부르며 애틋한 정을 쌓았었다”고 회상했다.
성 여사는 “1990년 당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남대에 통 큰 기부를 하는 복순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깜짝 놀랐었다”며 “나도 언젠가는 언니처럼 좋은 일에 기부할 생각을 하게 됐는데 살다 보니 한동안 이를 잊고 있다가 지난 2015년 뉴스로 언니의 20주기 추모식 모습을 보면서 다시 기부를 결심하고 충남대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성 여사는 마음속 다짐을 2015년 12월 실천에 옮겼다. 현재 사는 4억 원 상당의 75평 아파트를 충남대에 기부했다. 당시 성 여사는 대학 측의 권유를 뿌리치고 주변에 알려지기 싫다며 기부 사실 공개를 거부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이복순 여사 추모제가 열린 날 충남대를 찾아 다시 현금 1억 원 기부를 약속했다. 충남대는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기탁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설득해 성 여사는 마지 못해 이를 허락하고 이번 행사를 갖게 됐다. 성 여사는 “기부는 남몰래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대학 측의 요청으로 이번에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함께 있지는 않지만, 언니에게 자랑하고 싶은 떳떳한 동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은 성 여사의 기부재산으로 ‘성옥심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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