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성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북한의 실체를 두고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불량정권(Enigmatic Rogue Regime)’ ‘한 손은 꽃을 흔들고 다른 손은 독침을 찌르는 사술(詐術)과 강박(强迫)의 화신’ 등 다양한 표현이 있다. 북한은 지난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후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의 위업이 실현됐다’고 선언했다. 그 후 북한은 대화와 협상 쪽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면서 독침을 감추고 사술의 꽃을 흔드는 징후를 여러 면에서 보이고 있다. 북한은 제프리 펠트먼 유엔사무차장의 방북을 통해 ‘유엔-북한 간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발표 (12월 9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김일국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스위스 로잔에서 만나 바흐 위원장의 방북 가능성 시사(12월 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 북한 비밀 접촉설(12월 11일) 등이 그 대표적인 징후들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현시점에서 북한이 흔드는 사술적인 꽃 흔듦에 남한이 따라 춤추면 다음과 같은 심각한 4가지 상황이 도래하게 되며 절대로 따라 춤추면 안 된다. 첫째, 북한의 비핵화는 영원히 물 건너가게 된다. 북한은 ‘하늘이 무너져도 핵은 포기하지 않는다. 어떠한 대화나 협상도 핵을 포기시킬 수 없음’을 수없이 천명해왔고 북한의 객관적 실체를 아는 사람들은 그러한 북한의 주장이 빈말이 아님을 잘 안다. 따라서 현재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북한 핵을 우려하고 북한의 속성을 간파하고 있는 국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확실하게 비핵화를 보장받는 대화에서부터 선제공격까지 모든 옵션을 다 나열해놓고 북한의 목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역사 속에서 북한이 자행했던 온갖 사술을 일절 용납하지 않고 오직 실효적인 방안들을 실천하고 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천재일우의 기회다. 이런 시점에 북한이 흔드는 사술적인 꽃 흔듦에 남한이 따라 춤추는 것은 북한에 탈출구를 제공함과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게 된다.

둘째, 남한은 미래에 북한의 인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술에 능수능란한 북한과 대화에 목을 매고 있는 남한 정부가 함께 춤을 추면 남북한 간에는 마치 봇물 터진 것처럼 교류와 대북지원이 이어지고 한반도에는 마치 평화가 온 양 북한의 위장평화전략·전술에 놀아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남한은 비핵국으로 상황이 굳어지게 된다. 적대국 간에 한쪽은 핵을 갖고 다른 한쪽은 갖고 있지 못하면 핵을 갖지 못한 쪽은 핵보유국의 인질 혹은 노예가 된다. 핵보유국이 된 불량국가 북한은 비핵국가 남한의 생존 자체를 수시로 협박할 것이다.

셋째, 한·미 간 심각한 갈등이 야기될 것이다. 현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핵은 미래에 미국과 동맹국들을 파멸시킬 수 있는 무서운 재앙의 원천이라고 인식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 비핵화란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남한이 북한의 꽃 흔듦에 따라 춤추는 것은 미국의 북한 비핵화 노력에 동맹국 남한의 이탈을 의미하며 미국은 동맹결속과 공조 차원에서 남한에 대해 강한 압박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남한사회 내 남남갈등 고조와 이적성 문화 심화를 가져올 것이다. 북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 전역의 북한 중심 통일이라는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다.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 아니냐를 놓고 심각한 남남갈등을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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