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일용직 근로자가 당시 선로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한 시설 공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로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시행한 안전시설 설치공사 중에 되레 작업자가 생명을 잃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15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쯤 서울 구로구 지하철 1호선 온수역 부근에서 열차에 치여 사망한 전모(36) 씨는 사고 당시 선로 유지보수 작업자들의 이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시작됐던 이 공사의 정식명칭은 ‘산업안전시설 설치공사’다. 선로 옆을 지나는 배수로 위에 ‘스틸 그레이팅’이라고 불리는 철제 직사각형 형태의 격자무늬 덮개를 씌우는 작업이다. 배수로를 덮어서 협소한 선로 옆 공간을 넓히고 작업자들의 동선을 보장한다는 게 공사 취지였다.
이 작업을 위해 코레일과 계약한 시공업체 A 사가 인력사무소에서 일감을 찾던 전 씨에게 일을 맡겼고, 작업에 나선 전 씨는 현장에 투입된 지 불과 3일 만에 참변을 당했다. A 사가 인력사무소를 통해 고용한 인력으로 공사에 나서 제대로 된 안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당일 전 씨의 빈소를 찾은 A 사 관계자는 “우리는 발주처일 뿐 사고 상황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업체와 계약한 이유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모든 계약이 외부입찰로 진행된다”고만 밝혔다.
전 씨는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용직 근로자로 수년간 일했지만, 철도 공사 경험은 없는 초보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현장에 투입될 때 안전교육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 씨는 작업 승인 시간인 오전 8시 30분보다 이른 시간에 아무런 제지 없이 선로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전 씨의 어머니 이모(63) 씨는 “아들이 철로에서 일하는 줄 알았다면 말렸을 것”이라며 울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열차 기관사와 A 사 관계자 등을 불러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