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략’ 세미나
“훌륭한 군사 옵션이란 없다”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대화론자로 불리는 로버트 갈루치(사진)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별 대사가 18일 “북한은 우릴 기만했지만 여전히 협약은 좋은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또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론’을 제기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신뢰한다고 밝혔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경협·이태규 의원실 주관으로 열린 ‘미국의 한반도 전략’ 세미나에서 “제재를 한다고 북한이 붕괴하지는 않는다”며 “협상을 통해 협상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상황이) 나아졌는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어 틸러슨 장관과 백악관 사이에서 드러난 대북 정책 이견에 대해서도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더 많은 신뢰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앞선 13일 틸러슨 장관이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백악관이 이튿날 “북한이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미 정부 내 입장 차가 드러난 바 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특히 군사옵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훌륭한 군사옵션이란 없다”며 “군사옵션엔 언제나 상당한 위험과 비용이 따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한국을 인질로 삼는 상황이 수십 년 지속되고 있는데, 그 말은 외교적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최근 전방위로 가해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봉쇄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며 “북한은 어떻게든 우회해서라도 무기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993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해 ‘제네바 합의’를 끌어낸 주역으로, 미국 내 대표적 대북 대화론자로 평가받는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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