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

“일단 부정만 하려는 정부태도
오히려 시장 이상하게 만들어
체계적 제도화 통해 규제를”


“가상화폐가 정말 거품이라면 오히려 미국처럼 제도권 내의 선물 거래를 통해서 거품을 조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김진화(사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18일 정부의 가상화폐 문제 대응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해설서인 ‘넥스트머니 비트코인’의 저자이자 지난 9월 게임회사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NXC)가 910억 원에 매입한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공동 창업자다.

김 대표는 “새로운 기술 영역에 대해 정부가 일단 막거나 부정만 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시장을 이상하게 만들 수 있다”며 “체계적인 제도화를 통해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에서 블록체인협회는 지난 15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의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정부도 입법을 안 했고 국회에 상정돼 있는 법안(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이 논의도 안 되고 있는데 당장 투기 과열 등 부작용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었다”며 “제도권에 편입이 안 된 상황에서 자율규제로 응급처치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지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만큼, 제도권에 편입하지 않은 상태로 정부 규제가 작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는 정부 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자율규제는 1차 예선 정도의 의미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받아들이면 투기 등 가상화폐 시장의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생각이 다르다. 김 대표는 “투기와 거품, 투자자 피해 등 문제가 걱정된다면 제도권 편입을 통해 규제와 관리 영역으로 둬야 한다고 본다”며 “현재 부작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방식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가상화폐를 제도권 밖에 두는 것이 유망한 기술로 평가받는 블록체인 기술의 육성과도 방향이 충돌한다는 입장이다. “세계경제포럼(WEF), 맥킨지 등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러 은행이 블록체인이 유망한 기술이라고 인정하고 여러 측면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상화폐는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지 않으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제도권에서 육성하겠다는 식으로 나눌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선 전문가와 은행권 등의 검토를 통해 탄생한 자율규제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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