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외부 공공기관 포함해
통합관리 가능하도록 재구축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 적용
신기술 개발제품 마중물 역할
온라인몰 ‘벤처나라’등록상품
내년까지 3000개로 확대키로
박춘섭 조달청장이 조달행정 대변신에 시동을 걸었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출신인 그는 지난 7월 새 정부 초대 조달청장으로 취임한 지 5개월여 만인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고객 중심 조달행정 발전방안’을 선보였다.
향후 5년간 조달행정의 발전 비전을 담은 큰 그림을 완성한 셈이다. 부임 이후 끊임없이 이어진 대내외 소통 행보를 통해 변신의 좌표를 설정하고 발전 전략을 담아냈다. 30년 가까이 국가 살림을 책임진 ‘예산맨’으로 쌓아온 뚝심과 섬세함,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한 친화력과 소통능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박 청장이 이 같은 구상과 비전을 연간 55조 원 규모의 조달시장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시켜 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청장은 19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 발전, 융합제품의 등장 등 공공조달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조달행정의 밑그림이 될 발전방안을 준비해 발표한 것”이라고 정책 배경을 설명했다. 박 청장은 이어 “고객의 관점에서 합리적 가격, 품질 등 조달의 본질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대규모 공공구매력을 활용한 혁신성장·공정경제 등 국가적 정책과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청장은 우선 ‘나라장터’ 전면 개편을 내세웠다. “지난 2002년 구축된 ‘나라장터’는 5만 수요기관과 35만 조달기업이 이용하는 핵심 전자조달시스템이지만 시장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향후 3년간 재편을 서둘러 통합관리가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전면 개편하고,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적용하겠다.”
그는 “클라우드 나라장터는 방위사업청 등 26개 외부 공공기관 전자조달시스템과의 통합기반이 되고 비즈니스 오픈 플랫폼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며 “2020년까지 450여 억 원을 투입해 전면 개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라장터 시즌 2’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박 청장은 창업·벤처기업을 통한 혁신성장에도 강한 소신을 밝혔다.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벤처나라’ 등록 상품을 내년까지 3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 연구·개발(R&D) 사업을 공공구매로 연결시키는 ‘공공 혁신기술 장터’에 대한 의지도 남달랐다. “신기술 기반 물품과 서비스를 개발 단계부터 정부가 지원하고 개발에 성공한 제품을 구매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한다. 기상청의 관측용 드론, 경찰청의 실종자 수색용 드론 등의 품목을 발굴해 공공부문이 과감하게 ‘테스트 베드’로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 청장은 ‘공정경제’를 위해 하도급 보호에도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공공분야 건설공사에서 하도급 업체와 노무자 등이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을 통해 대금을 직접 받도록 하는 ‘하도급 지킴이 서비스’를 더욱 확산시킬 방침이다.
그는 ‘예산통’답게 국가 예산을 알뜰하게 집행하는 데도 열성이다. “당장 평창동계올림픽에 쓰일 보안검색대 등을 다른 부처와 공유·활용할 수 있도록 고가 물품 공동활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제행사 물품 예약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국방 상용물자 구매업무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이관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국가자산을 관리할 계획이다.”
1988년 행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기재부 예산실에서 30년 가까운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예산전문가다. 올해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을 만든 주역인 박 청장은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에 대한 질문에 “일자리 창출도 정부는 마중물 역할이고,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만들어야 하는 만큼 기업들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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