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 투표 실시를 제안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 투표 실시를 제안하고 있다.
- ‘全당원 투표 제안’ 승부수

내년 6·13 지방선거 앞두고
제3지대 형성 시험대로 판단
또 물러나면 ‘철수’ 이미지만
호남중진 반대 全大 험로 예상

유승민 “일단 지켜보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대표직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투표를 전격 제안한 것은 통합 논쟁으로 더 시간을 끌다가는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당의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의 세 불리기가 본격화되기 전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당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통합이 이뤄질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상실할 수 있다고 보는 호남 중진을 설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민심에 따라 정면돌파라는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정치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이 존재하는 현시점이 중도 확장의 적기이고 내년 지방선거가 중도 세력의 시험대라는 뜻을 줄곧 피력해왔다. 동시에 통합 논의 중단에 따라 바른정당이 소멸하면 한국당의 1당 가능성이 커질 것이고 민주당의 국민의당 흔들기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꾸준히 내비쳤다.

안 대표는 19일 “통합 작업이 중단되면 (여당이) 끊임없는 공작을 통해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 빼가기를 진행할 것”이라며 “결국 외연 확장도 못하면서 오히려 의석도 줄어드는 참담한 결과가 예상되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국단위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내부 반대 때문에 외연 확대에 실패한 정당은 소멸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만 당내 반통합파와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엇갈려 최근 정면돌파가 아니면 방법이 없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합 반대파 설득이 한계에 달한 상황을 안 대표도 잘 알고 있었다”며 “안 대표가 ‘배수의 진으로 통합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안 대표는 반통합파를 이끄는 호남 중진을 겨냥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개인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하라”며 “호남의 민주주의 정신을 왜곡하는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당 관계자는 “반통합파 인사들에게 정치적 선택을 촉구한 것과 같다”며 “함께할 수 없다면 갈라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이 전당원투표 후 1월 전당대회 개최를 그리면서 통합 시계는 더욱 빨라졌다. 전당원투표는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의 주요 정책과 사안에 대해 당원의 투표 요구가 제기되거나 당무위원회에서 의결되는 경우 가능하다. 당무위원회는 10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당무위를 통과해 당원투표에 부쳐진 사항은 당원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 득표로 확정된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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