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전화 상담건수 급증
소득주도 성장책 효과 의문
서민들 체감경기는 찬바람


최근 수출 호조 등으로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부 진단에도 불구하고 경제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국민은 되레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에서만 하루 새 2명이 금전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재인 정부가 ‘서민 지갑을 두껍게 만들겠다’며 취임 초부터 소득주도 성장을 국정 전략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엔 찬바람이 불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서울 동작경찰서와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동작구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목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부채 문제로 괴로워했다’는 내용의 유서가 현장에서 발견됐다. 같은 날 관악구 한 원룸에서도 30대 무직 남성이 침대에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임대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임대인은 경찰 조사에서 “월세 내는 날이 지났는데 연락이 닿지 않아 비상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를 통해 “전반적인 경제 회복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부진했던 소비가 반등하고 있다”는 등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앞서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 달러에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경제전망과 달리 경제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국민은 되레 늘었다.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올해 9∼10월 두 달 사이 경제적 이유(채권, 채무, 신용카드)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상담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건) 대비 무려 49%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체질에 대한 구조적인 개혁은 하지 않은 채 (소득주도 성장 일환인)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을 추진했다가 서민·소상공인·자영업자 계층에 부작용이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의도는 좋지만,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정말로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정부 차원에서 경제 정책 전반에 대해 점검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훈·이희권 기자 powerkim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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