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목동병원 감염경로 수사

역학조사 참가교수 “사망아기들
같은 수액과 같은 주사제 맞아”

2011년 다른병원서도 감염사망


20일 신생아 사망 원인을 자체 조사하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역학조사팀은 사망한 신생아들이 수액이나 주사제를 통해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잠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부분 미숙아인 중환자실 입원 신생아들은 일반적으로 수액과 주사제를 배합해 주사로 영양을 공급받는 완전정맥영양(TPN) 치료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신생아에게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역학조사팀에 참가한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사망 원인균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사망한 아이들이 같은 수액과 주사제를 맞았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고 (감염 경로도) 그 가능성이 크다”며 “TPN 치료를 계속 받아 왔는데 하필 그날 감염이 된 상황이 뭔가 있었을 것이기에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다만 “당시 같은 수액·주사제를 맞은 아이는 5명이고, 그중 한 명은 균이 검출되지도 않고 상태도 괜찮다”며 “수액과 주사제가 감염 경로일 가능성이 크지만 단정할 수 없고, 빨리 결론을 내리기보다 확실히 원인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수액과 주사제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사건이 발생한 16일, 관할 경찰서에서 처음 출동했을 때 바로 TPN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바 있다”며 “중점적으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당일 확보한 혈액에 대한 조사 중 3명의 아이에게서 같은 균이 나왔는데, 다른 1명도 사망 전 채취된 혈액이 없어 배양하지 못했을 뿐 함께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균이 발견됐으니 확인하는 것이지, 원인을 미리 전제해 두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병원 압수 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관계자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이대목동병원 역학조사팀 등과 협조해 감염 경로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2011년에는 다른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속한 그람 음성균 계열의 세균에 감염돼 미숙아 2명 이상이 숨진 바 있다. 2014년 대한신생아학회지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5월∼2012년 4월 사이 서울대어린이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그람 음성균 양성으로 진단된 미숙아 45명 중 최소 2명 이상이 균이 몸속에 침투한 상태에서 숨졌다.

전현진·조재연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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