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서 최고 성적 6위 기록…‘국가대표 1호’ 김광진

반원통형 슬로프 내려오면서
다양한 공중연기 펼치는 경기
높이·회전·고난도 기술 겨뤄

최고 선수들 동영상 보며 독학
훈련 파트너 생기자 기량 상승
“완벽한 기술 연마 메달 도전”


김광진(22·단국대·사진)은 한국 프리스타일스키 하프파이프의 ‘국가대표 1호’다. 불모지인 프리스타일스키 하프파이프의 개척자인 셈. 김광진이 세계무대에서 역대 한국, 자신의 최고 성적을 거뒀다.

김광진은 20일 중국 시크릿가든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프리스타일스키 하프파이프 3차 대회 예선에서 71.60점을 획득, 전체 18명 중 6위에 자리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거둔 자신의, 그리고 한국인의 성적 중 가장 좋다. 김광진의 종전 최고 성적은 지난해 12월 미국 쿠퍼마운틴에서 거둔 예선 8위, 본선 17위였다. 김광진은 22일 오후 본선을 치른다.

프리스타일스키는 슬로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공중곡예를 펼치는 ‘설원의 서커스’다. 스피드를 경쟁하는 알파인스키, 체력을 다투는 노르딕스키와 달리 프리스타일스키는 난도 높은 동작과 연기를 겨뤄 예술점수를 더 많이 얻는 쪽이 승리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에선 모굴, 에어리얼, 스키크로스, 하프파이프, 슬로프스타일 등 총 5개 종목으로 펼쳐진다. 그중 하프파이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슬로프스타일과 함께 ‘막내’로 분류된다.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를 내려오면서 공중 연기를 선보이며 5명의 심판이 높이, 회전, 난이도 등을 따져 연기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채점해 평균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김광진은 소치동계올림픽에 고교생 국가대표로 출전, 25위에 그쳤다. 하지만 홈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이변’의 드라마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광진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모굴스키에 입문했고, 중1이던 200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한 뒤 하프파이프로 ‘전업’했다. 당시 하프파이프는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니었고, 또 국가대표조차 없었기에 무모한 도전이었다. 김광진은 “점프 기술만으로 겨루는 하프파이프의 매력에 빠졌고 언젠가는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1이 된 16세에 하프파이프 국가대표가 됐고, 김광진의 바람처럼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았다.

국내에선 경쟁자가 없었기에 1년 내내 해외를 돌아다니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웠다. 방으로 돌아와선 세계적 선수들의 동영상을 살펴보면서 독학했다. 2015년 후배 이강복(17·서울고)이 태극마크를 달면서 비로소 훈련 파트너가 생겼다. 그리고 김광진은 급성장을 거듭했다. 2015년 1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그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인 FIS 레이스에선 1위 2차례, 2위 2차례를 차지했다.

김광진은 지난 2월 평창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 착지하는 과정에서 머리가 바닥에 충돌했다. 경기는 곧바로 중단됐고, 김광진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김광진에겐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아찔한 경험. 하지만 김광진은 개의치 않았다.

김광진은 “물론 부상의 두려움은 있지만, 정말 하프파이프를 좋아하기에 두려움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진의 목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것. 김광진은 “평창에서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선 연기를 더 갈고 다듬어야 한다”며 “완벽한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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