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처·사이언스 등 논문 발표
에너지 분야 학술·산업 기여 커
“신기술 상용화 위한 도전 시작”
“순수하게 한국인의 힘으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기술을 개발해 낸 것이라 더 기쁘고 뿌듯합니다.”
석상일(사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특훈교수가 20일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한국과학상’을 수상했다. 한국과학상은 자연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세계 정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이룩한 과학기술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석 교수는 화학과 공학의 결합으로 세계 최고 효율의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해 에너지 분야에 학술적·산업적으로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학부 전공을 화학으로 시작해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융합연구의 대가다. 무기물과 유기물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분야에선 개척자로 불린다. 특히 무·유기 하이브리드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로 태양전지를 만들고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석 교수는 “공학적 관점으로 문제를 찾고, 화학을 기반으로 해결책을 찾아온 게 오늘에 이른 비결”이라며 “무기재료를 전공한 데다 유기물에도 익숙하다 보니 두 물질의 장점을 융합하면서 재료 자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 교수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 등에 다수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들 논문의 저자들은 모두 국내 기관에 소속된 한국인 연구원들이다. 세계 학계에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하면 한국을 떠올리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그는 올해 3월과 6월 사이언스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까지 높이는 연구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들 논문은 5000번 이상 인용되며 관련 학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태양전지 효율을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미국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는 석 교수가 4번 연속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을 새로 쓴 기록이 남아 있다. 석 교수가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는 사이 전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자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됐다. 석 교수는 “최근에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며 “새로 창업한 ㈜프런티어에너지솔루션에서 논문 이후의 길도 꾸준히 개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에 처음 도전하면서 목표 기간 내에 아무것도 못 이뤘던 과거가 오늘에 이르는 디딤돌이 됐다”며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연구’를 꾸준히 하다 보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라고 과학자들에게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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