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화재감식 전문요원들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합동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화재감식 전문요원들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합동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 제천 화재 29명 사망 참사

“사우나서 살려달라 아우성인데
밖에서 살수 작업” 유족 울화통
현장도착 30여분지나 2층 진입
소방당국 늑장 구조 도마위에

대피 방송·스프링클러도 먹통
화물 승강기로 연기 급속확산

文대통령, 오늘 제천 현장 방문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는 신고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당국이 초기 대응에 실패해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안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이었는데 소방당국은 밖에서 물만 뿌리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건물 외장재인 ‘드라이비트’ 시공에 대해서도 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의 사전 차단 조치가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제천 노블휘트니스 앤 스파(구 두손스포리움)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 유가족과 현장 목격 시민들은 소방당국의 늑장 대응이 빚은 인재라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후 7분 만인 오후 4시 현장에 도착했지만 본격적인 구조활동은 신고 접수 후 1시간이 지난 후에야 진행됐다. 20명이 숨진 2층 여성 사우나 유리창을 깨는 데에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유족 류모(59) 씨는 “숨진 아내의 시신을 보니 지문이 사라져 있었다. 안에서 유리창을 깨려고 애쓰면서 손이 심하게 훼손된 것”이라고 말했다. 류 씨는 “사우나 안에서 휴대전화로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필사의 몸부림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는 물만 뿌리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지상 1층 주차장 내 LP가스 탱크 폭발 위험을 먼저 조치하느라 실내 진입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생존자들은 화재 당시 건물 내 비상 대피 방송이 이뤄지지 않았고,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이 난 건물은 법적으로 연면적 3500㎡ 이상인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 스프링클러와 비상경보설비, 비상방송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건물이지만 비상경보만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10월에 재개장한 뒤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의 허가 과정에서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화물용 승강기가 공기 유입구 역할을 해 피해를 키웠다. 1층에서 발생한 불길과 연기가 화물용 승강기의 승강로를 타고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로 퍼진 것이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주민 이모(여·35) 씨는 “LP가스 충전 차량이 1층 탱크에 가스를 충전한 후 가스가 누출되고 1층 주차장 문 쪽에서 전기공사를 하던 중 불이 1층 천장에서 발생해 차량 등으로 옮겨붙었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화재 참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지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사고가 발생하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신속한 화재진압과 구조를 통해 인명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제천 = 김창희·김성훈 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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