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高만 제한은 평등권 위배
절대적 평등은 장래 도움 안돼
교육정책 선택권·선발권 침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평등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 평등입니다. ‘이념 편향적’ 하향 평등교육으로는 이 나라의 미래가 없습니다.”
이석연(63·사진) 전 법제처장(변호사)은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2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리는 ‘헌법과 교육, 그 길을 묻다’ 포럼 발표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전 처장은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능력과 무관하게 똑같이’ 교육받도록 만들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타고난 능력·적성·소질 등이 다른 아이들을 일률적으로 하향 평준화하는 방향은 교육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이중 지원을 금지하는 것은 자사고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은 과학고는 그대로 두고 자사고 등에만 제한을 가한다는 측면에서 평등권에도 위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이중 지원을 금지하고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 전 처장은 또 자사고에 대한 제한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호하고 있는 헌법 31조 4항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은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과 학교의 학생 선발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기본법에도 명시돼 있는 기본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처장은 과거 정부에서 논의를 통해 추진했던 자사고 제도를 무력화하려면 충분한 명분과 사회적 합의부터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영삼·김대중 정부를 거치면서 강남 8학군 등 평준화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사고 설립을 정부에서 장려했고, 15년 이상 잘 운영돼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잘 정착된 정책을 뒤집는 것은 법률상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을 바꿔 표를 얻으려는 ‘교육의 정치화’ 현상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이 전 처장은 “교육은 흔히 백년대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전 정권의 제도들이 백지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에서만큼은 선거의 유불리를 따져 제도를 바꾸는 정치적 발상을 지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글·사진=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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