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할때 물줄기 못봤다”
올 10월 리모델링 재개장
‘허가과정’ 수사대상 될듯


21일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 화재 당시 비상방송이 나오지 않았으며, 스프링클러는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는 생존자 증언이 나왔다. 이 건물은 현행법상 비상방송설비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있는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화재 대비 설비를 제대로 갖추고 관리해 왔는지가 향후 경찰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이 건물 3층 사우나에 있다가 가까스로 대피한 황모(35) 씨는 2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피 방송은 전혀 없었고, 스프링클러도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씨는 “비상경보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의아해하고 있다가, 지인이 불이 났다고 이야기해 겨우 빠져나왔다”며 “대피할 때 스프링클러에서 뿌려지는 물줄기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운동시설’에 해당하는 건물은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며, 이 경우 스프링클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특히 특정소방대상물 중에서도 연면적 3500㎡ 이상인 경우 비상경보설비와 비상방송설비까지 갖춰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에 화재 참사가 난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는 목욕탕, 레스토랑 등과 함께 헬스장이 포함돼 있는 다중이용시설이고, 연면적도 5000㎡ 이상이다. 이에 따라 스프링클러와 비상경보설비, 비상방송설비를 모두 갖춰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 해당한다.

그러나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이 건물은 화재 당시 비상경보설비만 작동했다. 비상방송은 나오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다.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상태로 설치돼 있었는지, 대피 방송은 왜 하지 않았는지 등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는 올해 7월 현 건물주가 경매 입찰해 3개월간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10월 재개장했다. 소방설비법에 따르면 개축 건물은 해당 지역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소방시설 설치 여부에 대한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경찰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허가 당시 제출한 서류 등을 확인해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건물 1층 접수대에서 일한다는 한 여성은 “애초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을 때 사장과 직원이 나와서 불을 끄려고 시도했었는데, 진화를 못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천 =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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