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우려감 표시
“경제 체질개선 정책 全無
단기적 소득재분배만 집착”


“투자 유치 문제로 한 나라에서 법인세를 내리면 주변 경쟁국들 간 법인세 인하 경쟁이 벌어진다.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이 법인세를 내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법인세를 올리는 것은 반대로 가는 것인데 최소한 세수 증대 효과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2일 문화일보가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집’을 바탕으로 진행한 경제 전문가 연쇄 인터뷰에서 “법인세 인상으로 세수 증대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게 문제”라며 이처럼 반문했다.

정 교수는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 투자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외 법인이 국내 모기업으로 배당하지 않고 국외 법인에 축적해두면 법인세를 거둘 방법이 없다”면서 “국내 모기업에 배당한다고 해도 과표 조정이 돼서 총 세수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상이 가져올 민간 기업의 투자와 고용의 변화 효과를 고려할 때 법인세 인상이 실제로 유효한 세수 증대 수단인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법인세를 올리는 것이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면 좋은 수단은 아니다”면서 “세금을 늘리면 행동의 왜곡이 생기는데, 법인세는 사실 부과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법인은 세를 부과했을 때 대응할 수단이 너무 많아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새 정부 들어 장기적인 체질 개선 방안 마련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새 정부 들어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지나치게 단기적인 데 집착하는 것”이라면서 “체질 개선 정책은 하나도 안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규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 등을 제대로 하면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는데, 그런 장기적 접근보다는 단기적인 소득 재분배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경제효과를 볼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사회적인 어젠다(의제)는 진보적으로 가되, 경제적인 어젠다는 보수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은 심적으론 공감하나, 소득정책 따로 성장정책 따로 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장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소득 분배는 당장 필요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인데, 이걸 인위적으로 성장과 연관 지으려고 하니까 논리도 안 맞고 효과도 안 나는 게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자리 관련 정책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정면으로 충돌하면 분배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상승은 노조에 가입된 근로자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실제로 보호받아야 할 한계 근로자는 오히려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자영업자와 소기업 역시 손해를 감당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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