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트럼프 선언’ 정면 반박 내용
찬성 128·반대 9·기권 35표
한국도 찬성… 국제여론 확인
헤일리 美대사 “이날을 기억”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하는 ‘예루살렘 결의안’이 유엔총회를 통과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결정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유엔총회는 21일 오후 특별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128개국이 찬성했고 미국과 이스라엘,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9개국이 반대했다. 35개국은 기권했고 21개국 대표는 불참했다. 미국의 주요 원조국인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요르단, 파키스탄 등은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성격, 지위, 인구 구성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어떤 결정이나 행동도 법적으로 무효하다”며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안에 따라 그러한 시도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이라고 표명했다.

이번 회의는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유엔총회에서는 안보리와는 달리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앞서 안보리 표결에서는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 채택이 부결됐다.이날 총회의 반대표와 기권표를 합하면 44개국이지만 통상적 유엔총회 표결에서 20~30개국의 반대·기권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엄포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라며 결의안 찬성 국가들에 대한 지원금 삭감 의지를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총회 표결 결과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트위터에 반대, 기권, 불참 국가들의 명단을 일일이 올리는 압박을 가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는 “65개국(반대, 기권, 불참국 합계)이 미국 규탄을 거부하고 128개국이 우리에 반대 투표했다”며 “유엔의 무책임한 방식을 취하지 않은 나라들에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표결을 앞두고 각국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표결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내게 어떤 나라들이 우리에 맞서 반대 투표하는지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유엔총회장 연단에서도 “미국은 이날을 기억할 것”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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