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
의사들도 ‘24시간 근무체제’
이대목동병원 사건후 중압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이후 신생아 중환자실을 보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생사의 최전선에서 힘들게 싸우고 있는 다수의 의료진이 사기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의료진 실수로 좁혀지는 상황에 대한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고원인 규명만큼 중환자실의 열악한 근무조건 개선도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22일 국내 대형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한 간호사는 “4명의 아이를 담당해야 했는데, 한 아이는 1시간 단위 복막투석을 해야 했고 다른 아이는 수시로 발작해 관리해야 했다”며 “또 다른 아이는 호흡기 치료를 해야 했고, 네 번째 아이는 3시간마다 젖병으로 우유를 줘야 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는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빈번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도 부족해 방광염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신적 중압감도 심하다. 위중한 신생아들을 매일 접하고, 슬픔을 호소하는 환자 보호자를 대해야 해 우울증도 심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한창 일할 젊은 나이에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중환자실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에 빗대 ‘백의의 전사(戰士)’라고 표현할 정도다.

의료진 고충도 크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2명의 전문의가 30명이나 되는 미숙아를 돌보는데, 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전공의(레지던트)한테만 진료를 맡길 수가 없다”면서 “이 때문에 밤에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신생아실로 달려가야 하는 24시간 근무체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쉬지 않고 일해 아이를 살려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신생아 중환자실 진료 수가(酬價)가 인상되고 정부 지원금도 늘었다고 하지만 병원의 이익일 뿐 의사한테 돌아오는 것은 없다”고 토로했다.

신생아 중환자실 같은 ‘특수진료과’는 운영할수록 적자가 심하다. 성인 중환자실에 근무한 한 간호사는 “적자 때문에 웬만한 물품은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물론 감염에 대한 예방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한 전담전문의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게 감염”이라며 “의료인일지라도 순간의 실수로 균을 미숙아에게 옮기면 순식간에 여러 명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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