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징역형만 선고 가능
2심 벌금형에 검찰 상고 안해
大法 ‘오류’인정 불구 刑 확정
변호인이 부장판사 출신 전관


2015년 한 경찰관의 비위 행위에 대해 법원과 검찰이 합심해 경찰관을 ‘봐주기 재판’했다는 의심을 받는 이상한 사건이 22일 대법원 선고 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졌다. 단순 실수로만 보기 어려운 법원과 검찰의 치명적 법 적용 오류로 인해 죄질이 안 좋은 경찰관에게 결국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이 이날 최종 확정됐다. 지난 9월 2심 선고가 난 뒤 법 적용의 잘못을 뒤늦게 파악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통해 다시 재판해줄 것을 요구하고 대법원이 이날 하급심의 잘못된 판결임을 인정했지만, 비위 경찰관에 대한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할 수밖에 없었다. 비상상고 사건에서는 2심 판결보다 불리한 형을 내릴 수 없게 돼 있는 규정 때문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송모(54) 전 경위의 상고심에서 “형법은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유기한 때는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법정형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벌금형을 선택한 것은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 씨를 벌금형으로 처단한 것은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이를 지적한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비상상고 사건 성격에 따라 송 전 경위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송 전 경위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근무하던 2015년 11월 음주 운전 단속에 걸린 A 씨를 무단 귀가시킨 혐의(직무유기)로 기소됐다. 송 전 경위는 A 씨가 파출소장의 지인이라는 연락을 받고 단속현장으로 가 그를 순찰차에 태워 집에 데려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후배 경찰관을 시켜 A 씨의 자동차를 운전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3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송 전 경위는 곧바로 해임됐다. 그러나 9월 2심은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송 전 경위의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을 내릴 수 없는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 원으로 감형하는 이상한 판결을 했다. 검찰은 이런 법원의 이상한 재판을 무슨 이유에선지 그대로 받아들여 상고를 포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송 전 경위의 변호인이 부장판사 출신인 사실이 알려져 전관예우 의혹까지 제기됐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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