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무죄 취지 2심’ 파기환송
최유정 변호사법 위반은 확정
탈세혐의는 일부 무죄 인정


대법원이 전·현직 법관이 개입한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 연루자 중 현직 판사 신분으로 돈을 받은 김수천(58·사법연수원 17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뇌물 혐의를 유죄로 보고 다시 재판할 것을 주문했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며 비교적 형량이 가벼운 알선수재 혐의만 적용한 원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아 기소된 김 전 부장판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뇌물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이 담당한 재판과 무관하게 돈을 받은 것으로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판사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정 전 대표로부터 재판 청탁 및 알선 명목 등으로 1억56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수딩젤’ 가짜 화장품 제조·유통 사범을 엄중히 처벌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 원 상당의 외제 SUV 레인지로버와 현금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징역 7년에 벌금 2억 원, 추징금 1억31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김 전 부장판사의 알선수재 혐의는 유죄로 봤지만, 가짜 수딩젤 사건 관련 직무 대가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뇌물죄를 무죄로 보고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26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정 전 대표 등으로부터 보석 석방 등에 대한 대가로 100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47·연수원 27기) 변호사 사건도 일부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일부를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만, 그가 정 전 대표로부터 받은 50억 원 중 20억 원은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해 해당 매출과 관련한 부가가치세 포탈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이날 최 변호사와 공모해 수십억 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브로커 이동찬(45) 씨에게는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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