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금융위는 적폐” 비판
박용진 의원 “지금은 文정부
최 위원장 명심 바란다” 압박

금융권 “입맛대로 정의 들먹여
금융이 정치에 흔들릴까 우려”


노동이사제를 도입 등을 권고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시했던 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이 하루아침에 ‘적폐 세력’으로 몰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는 22일 “최 위원장의 금융위는 적폐”라면서 “적폐 세력인 금융위의 청산은 절대로 금융위가 통제하는 자문기구(금융행정혁신위원회) 차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금융위에 대한 개혁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 위원장님, 지금은 정의롭고 공정한 문재인 정부임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과 금융위는 곳곳에서 불편한 상황과 맞닥뜨려야 했다. 금융위의 숙원 사업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법안도 여당이 발목을 잡아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장을 오래 지켜본 인사들은 그에 대해 “대단히 합리적이지만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선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금융위 국정감사에선 이런 ‘고집’ 때문에 여당 의원과 언쟁이 벌어지자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중재하는 장면도 나왔다. 당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와 친구 사이인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김주현 사장은 나와 아주 가깝게 지냈다. 그렇게 확장하면 저도 그렇게(국정농단 세력과 연관됐다고) 말할 수 있지 않으냐”고 맞섰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일하던 2014년엔 최 위원장은 ‘KB 사태’(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임영록 전 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간 갈등)와 관련해 행시 동기인 최수현 당시 금감원장과 불협화음을 내다 스스로 옷을 벗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에선 최 위원장의 판단이 맞았다고 본다”며 “최 위원장은 원칙을 지키려다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민간 금융권 인사는 “제 입맛대로 정의와 공정을 들먹이는데, 결국은 금융 당국의 원칙도 정치 노선에 굴복해야 한다는 신(新) 적폐가 아니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는 “요즘 금융위원장으로서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면서 “금융 당국이 정치권 등 외부 압박에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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