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 소재로 한 단편영화 시사회

허진호 감독 ‘두 개의 빛’ 제작
배우 한지민·박형식 주연맡아

기어VR 착용+릴루미노 실행
뿌옇고 왜곡된 사물 뚜렷해져

‘암점·터널시야’ 장애인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

기존의 시각보조기보다 저렴
“2억명의 삶 바꿔줄 착한기술”


“이번 영화를 통해서 시각장애인들, 저시력자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생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허진호 감독)

“보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했으면 합니다.”(한지민 배우)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단편 영화 ‘두 개의 빛’ 시사회에서 감독과 주연배우는 영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개의 빛은 시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멜로’ 영화다.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수영’과 ‘인수’가 사진을 완성해 가며 서로의 마음을 향해 조금씩 다가간다.

한지민이 시각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미소와 당찬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로마 테라피스트 수영 역을 맡았으며 박형식이 차츰 시력을 잃어 가는 피아노 조율사 인수 역을 맡았다.

현장에서는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서로를 바라보지 않고 바라보는’ 연기를 한 배우들과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국내 대표 멜로 영화를 만든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영화에서는 삼성전자 ‘릴루미노’가 주요한 소품으로 등장한다.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C-Lab)이 개발한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이다. 라틴어로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이다.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기기 ‘기어VR’에 릴루미노가 설치된 갤럭시 스마트폰을 부착해 이용할 수 있다.

영화 ‘두 개의 빛’에서 수영(한지민)이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통해 인수(박형식)의 마음을 확인한 뒤 감격한 모습.  네이버 영화 캡처
영화 ‘두 개의 빛’에서 수영(한지민)이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통해 인수(박형식)의 마음을 확인한 뒤 감격한 모습. 네이버 영화 캡처

두 사람은 동호회 사진전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데, 인수가 손가락으로 수줍게 만든 하트 모양을 수영이 릴루미노를 통해 확인하고 눈물을 흘린다.

사진전에서 중학생 시각장애인이 릴루미노를 통해 엄마의 얼굴을 처음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눈가에 손을 가져갔다.

허 감독은 시사회 후 인터뷰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전 릴루미노 시연 영상을 통해 엄마를 못 봤던 아이가 엄마를 알아보는 장면, 30∼40년 저시력 친구들끼리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즐거워하는 모습 등을 보고 감동했다”면서 “영화 제작에 참여한 동기”라고 말했다.

릴루미노 개발팀은 △시각장애인의 여가활동의 92.1%가 TV 시청이라는 점 △전 세계 시각장애인 2억4000만 명 중 약 86%가 전맹이 아닌 저시력자라는 점 △시각장애인의 71%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 △시각 보조기를 구입하지 않는 이유의 55%가 높은 비용 때문이라는 점 등에 착안해 릴루미노를 개발했다.


특히 릴루미노는 삼성전자 기어VR의 콘텐츠 플랫폼인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에 무료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전맹(시력이 0으로 빛 지각을 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을 제외한 시각장애인들이 기어VR을 착용하고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릴루미노의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 색상 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의 질환으로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암점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릴루미노는 1000만 원이 넘는 기존의 시각 보조기기 대비 성능은 유사하나 훨씬 낮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 세계 2억4000만 명 시각장애인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2016년 5월 시각보조 솔루션이 C랩 과제에 선정됐으며 올해 2월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시제품을 들고 참가하기도 했다. 앱 론칭은 올해 8월에 이뤄졌다.

C랩 과제가 원칙적으로 1년 후 종료되는 데 비해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1년 더 후속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릴루미노 팀은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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