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21일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과 이근규(오른쪽) 제천시장 등이 발인하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지난 21일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과 이근규(오른쪽) 제천시장 등이 발인하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장비·인력 탓 골든타임 놓쳐
안전 위한 매뉴얼 만들어야”
건물주·관리부장 영장 신청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유족들이 26일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화재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고생하는 소방관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요구했다.

이날 장례를 치른 정희경(여·56) 씨 유족 윤창희(54) 씨는 “이제 와서 누가 잘못했는지를 탓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다시는 이런 불행이 없도록 문제점들이 바로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건덕 씨 등 유족 대표 5명도 “저희가 누구를 처벌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며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이유가 소방 장비와 인력 부족 때문이었던 만큼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좋은 대처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타워 크레인, 인천 낚싯배 추돌 사고 등 대형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상황에서 또다시 29명이 사망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족들이 정부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간절히 호소한 것이다.

유가족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건 사망자 29명을 낸 이번 참사가 부실한 소방안전 점검과 관련 법령 미준수 등으로 인해 ‘예고된 참사’였음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물 소방안전 점검을 담당한 J사가 2층 내부를 육안 확인 없이 허술하게 점검한 채, 보고서에서는 외부에만 안전 미비 항목이 있었던 것처럼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강원 춘천시 J사 사무실에 수사관 10여 명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실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건물주 이모(53) 씨와 관리부장 김모(50) 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한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오후 3시 53분 최초 신고를 받았지만 구조를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데에 30~40분이나 소요됐고 굴절 사다리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고작 1명만 구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축물 심의 단계부터 화재 예방 대책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건축심의위에 소방 전문가가 의무적으로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4명의 희생자 발인이 진행되면서 화재 참사로 숨진 29명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됐다.

제천 = 노기섭·김수민 기자 mac4g@,
춘천 =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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