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재단 출연 단순뇌물죄
승마 지원에 제3자 뇌물죄
靑 안가 단독면담 내용 추가
법조계 “폭넓게 판단할 여지”
“끼워 맞추기식 변경” 지적도
433억 원 상당의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변론이 이르면 오는 27일 종결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양측 입장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재판과정에서 총 4차례 변경된 공소사실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검 측의 잇단 공소사실 추가에 대해 법조계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26일 일각에서는 “재판부로서도 폭넓게 판단할 여지가 생겼다”고 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항소심 결심을 목전에 두고 ‘뭐라도 걸려봐라’는 심정으로 ‘끼워 맞추기’식 공소장 변경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27일 뇌물수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소환한 뒤, 그가 응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이 부회장 등 삼성 측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결심(結審)공판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항소심 재판은 지난 9월 28일 첫 변론 이후 현재까지 총 16차례 열렸다.
삼성 측은 1심에서처럼 △뇌물이 아닌 강요에 의한 지원 △독대 당시 부정한 청탁이 없었음 △포괄적 경영권 승계는 가공의 틀이라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특검팀은 1심에서 공소장을 한 차례 바꾼 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세 번에 걸쳐 공소사실을 수정해가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특검 측은 결심을 닷새 앞둔 지난 22일 네 번째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 측의 213억 원 승마지원에 단순뇌물뿐만 아니라 제3자뇌물 혐의까지 예비적으로 더했다. ‘단순뇌물’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한 몸처럼 공모한 증거가 필요하다. ‘제3자뇌물’은 삼성 측이 박 전 대통령 등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두 가지 뇌물죄 모두 입증이 까다로운 만큼 택일적으로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그간 알려진 세 차례의 독대에 앞서 2014년 9월 12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른바 ‘0차 독대’를 했다”는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20일 세 번째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숨겨졌던 독대가 밝혀졌으니 제3자 뇌물 혐의 적용에 필요한 ‘부정한 청탁’을 입증할 정황으로 인정해 달라는 취지다. 삼성 측은 당시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 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독대 정황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204억 원 출연금도 유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초 제3자뇌물로만 기소됐던 재단 출연금에 ‘단순뇌물’ 성격을 추가하는 공소장변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두 재단은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이 소유한 것으로서 그가 내야 할 설립출연금을 삼성 측이 대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취지지만, 이 경우 재단에 출연한 다른 대기업은 불기소 처리한 것과의 형평성이 더욱 문제될 수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