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8개사 현금 10兆 달해
신증설보다 인수·합병 중점


2년 연속 호황을 누린 정유·화학업계에 내년에 ‘제3의 골든 에이지’라고 불리는 호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영토확장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26일 증권 및 업계에 따르면 현금을 다량 확보한 정유·화학 기업들이 투자 기간이 긴 설비투자 증설보다 M&A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원재료 가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3~ 5년이 소요되는 설비증설 기간을 확정할 수 없는 데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이 M&A를 통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경험한 때문이기도 하다. 글로벌 석유 화학업계의 M&A 규모도 2013년 320억 달러에서 지난해 2310억 달러 , 올해 300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14년도 이후 저유가가 시작되면서 정유와 석유화학 신증설 계획은 크게 위축됐다”면서 “원재료 가격의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정유·화학 기업은 신증설 보다 M&A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공급 확대 여력이 낮고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다수의 한국 정유·화학 기업이 순 현금 상태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M&A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정유·화학 주요 8개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한화토탈·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가 보유한 현금은 8조4618억 원에 달한다.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이들 기업의 보유 현금 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M&A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경험한 국내 기업들은 내년에도 공격적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SK종합화학은 올해 들어서만 2건의 M&A를 했다. 미국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EAA)에 이어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했다. LG화학도 팜한농을 인수하고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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