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열사 개방, 새해 첫날 참배
안중근 의사 유해 반환 촉구
유관순 열사 추모비 건립도
‘사라진 둔지미 마을…’ 발간
‘용산學 강좌’ 구민들 큰 호응
향토사 박물관 유물수집 박차
“용산은 한국 근현대사의 산실입니다. 우리 용산구가 구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자랑할 만한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역사통이다. 2010년 민선5기 구청장 취임 후 ‘2030 용산구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수립, ‘역사 문화 관광축’을 필두로 5대 비전축을 설정하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태원부군당 역사공원(이태원동 191-3일대) 조성이다. 이태원부군당은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사당으로 23위의 마을 수호신을 모시고 있다. 한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던 공간을 구는 지난 2013년 시 예산 29억 원을 들여 공원으로 새롭게 꾸몄다. 구는 애국 사업도 열심이다. 성 구청장은 효창공원(사적 제330호) 의열사에서 구 간부직원 및 지역 주민들과 함께 참배를 하는 것으로 매년 새해 첫날을 맞이한다. 구는 지난해 의열사 상시개방을 시작하고 한·중·일·영 4개 국어가 지원되는 키오스크(자동음성안내시스템)도 설치했다. 이곳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을 만든 독립지사들의 삶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유관순 열사 추모사업도 주목된다. 1920년 9월 28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숨을 거둔 유 열사는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다가 1930년대 실전(失傳)됐다. 구는 이태원부군당 역사공원에 유 열사 추모비를 건립, 2015년부터 추모제를 이어오고 있다. 구는 지난 2월 14일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을 맞아 의사의 유해 반환을 촉구하는 이벤트도 벌였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사 연구도 구가 자랑할 만한 부문이다. 2014년 ‘용산의 역사를 찾아서’에 이어 최근 ‘용산기지 내 사라진 둔지미 옛 마을의 역사를 찾아서’를 발간, 용산과 용산기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성과를 선보였다. 일제에 의한 용산 군사·철도기지 조성 과정은 물론 그보다 앞서 용산(둔지미 마을)에 터 잡고 살았던 옛 조상들의 삶까지 따뜻한 시각으로 과거를 돌아본다. 책을 집필한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은 “명세도에는 수용 예정지를 표시한 경계선부터 후암동과 서빙고를 잇는 조선시대 옛길, 그리고 만초천 물길 등이 잘 묘사돼 있다”며 “역사유적 보존과 자연지형 회복이라는 명제 아래 공원 조성 계획에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책자 발행에 그치지 않고 구민들이 직접 지역을 탐방하며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기획·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군기지 내 근현대 문화유산을 살피고 특유의 장소성을 체험한 용산학(學) 강좌 ‘용산이 내게 오기까지’는 참여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뚜벅뚜벅 용산 속으로’ 근현대사 특강을 통해 미군기지 주변 답사를 이어갔다. 해방촌 도시재생도 역사에 주목했다. 2019년까지 ‘해방촌 다문화·마을·역사 흔적 여행길’을 순차적으로 조성한다. 특히 역사 흔적 여행길은 108계단과 신흥시장, 남산을 잇는 코스로 해방촌의 장소성을 부각한다. 구 역사 사업은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베트남전 당시 파월 한국군 맹호부대의 주둔지였던 베트남 퀴논시와 21년째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는 우호교류 20주년을 맞아 용산구 이태원에 퀴논길을, 퀴논에 용산거리를 조성했다.
구가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용산 향토사 박물관’ 건립. 오는 2020년 용산역 인근에 향토사 박물관을 건립하기 위해 관련 유물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토사 박물관 건립이 완료되면 인근에 자리한 국립중앙박물관·한글박물관 등과 연계, ‘박물관 특구’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향토사 박물관이 건립되면 국내외 관광객이 지도와 사진, 시청각 자료를 통해 용산의 역사를 한눈에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이 가진 역사적 자원에 흥미로운 스토리를 더해 도시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