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리병철 특별리스트에
고체연료개발 등 군수부 핵심
유엔제재 이어 다시 명단올려
‘美의지’ 드러낸 상징적 조치
‘대화 안되면 군사옵션’ 시사
강경한 북핵해법 원칙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6일 발표한 7번째 대북 제재에서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 리병철 제1부부장, 김정식 부부장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린 것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재무부가 발표한 SDN 명단은 리병철과 김정식,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등 북한의 미사일 4인방으로 불리는 노동당 군수공업부의 핵심 인사를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이들을 특별 관리 블랙리스트에 올린 목적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과 시리아 등 전 세계 각국에 북한의 ICBM 개발과 관련된 부품과 기술을 거래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인 것으로 파악된다. 리병철 등은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가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의 개인 제재 대상 16명에도 포함된 바 있다. 당시 결의안에선 김정식의 경우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노력을 주도한 당국자”로 평가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약속에 대한 확인 없이 대화에 나설 경우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는 인식이 포함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둘 정도로 향상된 상황에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다. 미국은 구체적인 북한의 핵포기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과거 북한과의 핵협상에 이용당했다고 보고 ‘같은 말을 두 번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셈이다.
현재 중국, 러시아 등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 방안으로 단계적 문제 해결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지하는 쌍중단(雙中斷)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 병행 추진을 뜻하는 쌍궤병행(雙軌竝行) 등을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때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제기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백악관은 현시점에서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현재는 틸러슨 장관도 북한과의 대화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틸러슨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제재의 언어에서 협상 과정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앞서 지난 15일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기 전에 위협적 행동의 지속적 중단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재무부의 이번 제재는 지난달 21일 해상 봉쇄에 초점을 둬 중국인 1명과 중국과 북한 기관 13곳, 선박 20척을 제재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는 미국 정부 차원의 7번째 단독 대북 제재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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