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으로
빠른 시일 내 후속조치 마련”

“한·일 미래지향적 협력하며
역사는 역사대로 다뤄갈 것”

文대통령이 문구 직접 정리
곧바로 입장문 발표 지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외교부 태스크포스(TF)’의 최종보고서 발표 하루 만에 합의에 결함이 있었고, 따라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향후 파기 또는 재협상을 포함한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 경색은 물론, 전반적인 외교 관계에서 큰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 나온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전면 부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며 “정부는 ‘피해자 중심 해결’과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라는 원칙 아래 빠른 시일 안에 후속 조치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후속 조치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합의 파기 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후속 조치를 다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내년 1월 중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후속 조치를 발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로서는 합의 파기 선언, 일본 정부에 재협상 요청, 국제사회와 공조한 문제 해결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길이다. 당장 일본 정부는 외교부 TF 발표가 나오자마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분간 한·일 관계 악화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국도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 북핵 대응 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한·일 간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위해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극단적인 조치는 피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공약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9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어느 때보다 한·일 관계가 좋다”며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협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입장 발표를 직접 결정했다. 참모들이 충분한 의견 수렴 이후 신년 메시지를 통해 언급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으나 문 대통령은 곧바로 입장문을 발표하라고 지시하고, 문구도 직접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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