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직원이 지난 27일 전남 장성군 삼계면 농업용 보조 저수지 수양제에서 5.1㎞짜리 임시 관로를 통해 평림댐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직원이 지난 27일 전남 장성군 삼계면 농업용 보조 저수지 수양제에서 5.1㎞짜리 임시 관로를 통해 평림댐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을 살펴보고 있다.

- 물관리 相生협약의 성과

K-water 관리 장성군 평림댐
올 가뭄탓 제한급수 직전 몰려
농어촌公 장성댐 연결 아이디어
지형·비용·시간 등에 문제있어
보조 저수지 수양제 활용 결정

두달뒤 준공… 하루 1만t 공급
주민·농경지·군부대 시름 해소


‘콸콸콸콸….’ 지난 27일 오후 전남 장성군 삼계면 평림댐 하류. 길이 5.1㎞, 지름 40㎝짜리 관을 통해 공급된 수양제의 농업용수가 평림댐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가뭄으로 허옇게 모습을 드러낸 댐 내의 자갈밭이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떨어져 내린 물줄기를 고스란히 빨아들였다.

2007년 12월 준공돼 올해 10돌을 맞은 평림댐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관리하는 다른 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장성군, 담양군, 함평군, 영광군 일대 10만 명의 생활·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책임지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빈번한 가뭄 탓에 댐이 바닥을 드러낼 위기를 여러 번 겪었다. 물 부족 시 ‘댐 용수 부족 대비 용수 공급 조정 기준’에 따라 ‘관심’(여유량 감량)→‘주의’(하천유지용수 감량)→‘경계’(농업용수 감량)→‘심각’(생활·공업용수 감량) 순으로 단계별 용수 비축을 시행한다.

평림댐은 지난해 12월 저수율이 44%까지 떨어지며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물 새는 곳을 찾아 고치고, 장성 상무대(군부대)에 공급하던 물을 광주시에 맡기며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

올해 마른장마 탓에 저수율이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7월엔 저수율이 24%까지 추락하며 초비상이 걸렸다. 이대로 있다가는 내년 1월 20일 무렵 댐이 바닥을 드러내며 제한급수에 돌입해야 한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강청진 K-water 전남북부권관리단 부장은 “농민들이 농사짓다 말고 삽을 든 채 물 달라고 뛰어오고, 상무대 병사들이 설거지물을 아끼기 위해 식판에 비닐을 끼운 채 식사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만 샤워하는 등 주민과 군인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K-water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서둘러 머리를 맞댔다. 평림댐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장성댐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장성댐은 농업용수를 주로 공급하는 댐으로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유역 면적이 평림댐보다 10배나 넓어 담고 있는 저수량 자체가 많은 데다 농업용수다 보니 주로 모내기철인 봄에 이용이 집중돼 다른 계절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장성댐과 평림댐을 직접 잇기에는 지형·비용·시간 문제가 있었다. 고심 끝에 장성댐에서 흘려보낸 물을 받아두는 농업용 보조 저수지 수양제를 활용키로 했다. 평림댐 남서쪽에 있는 수양제와 평림댐 사이에 관을 놓기로 한 것이다. 장성댐에서 수양제로 보낸 물을 받아놨다가 관을 통해 이 물을 평림댐으로 끌어오는 식이다.

지난 11월 20일 약 두 달 만에 준공된 후 이 관을 따라 수양제에서 평림댐으로 하루 평균 1만t의 물이 공급되고 있다. 평림댐이 자체 공급하는 1만4000t 정도를 합하면 공급량이 평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가 한숨 돌리게 됐다. 이재욱 K-water 전남북부권관리단 차장은 “지금도 평림댐 저수율은 30%대로 경계단계”라며 “수양제에서 공급되는 물 덕분에 줄어드는 양이 줄면서 전남북부권 주민 10만 명과 인근 농경지, 상무대 등 군부대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청진 부장은 “물 관리 기관 간 협력을 통한 가뭄극복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평림댐~수양제 비상 연결공사’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3월 체결된 K-water와 농어촌공사 간 협약 덕분이다. 두 기관은 올 3월 18일 물 관리 협력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가뭄과 홍수 등 물 재해 예방 △댐과 저수지 등 시설물 안전 및 수질관리 △물 관리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정보와 기술 교류 △국제협력 강화가 주요 협약 내용이다. 두 기관은 각 기관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고, 처·실장급이 참여하는 상생협력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며 22개의 협력과제를 발굴했다.

두 기관 간 협약 체결은 기후변화로 수자원 확보와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수자원을 관리하는 기관 간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K-water는 다목적댐과 광역상수도를 관리하며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주로 공급한다.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를 관리하고 있다.

협약 후 수양제 물을 끌어다 평림댐에 공급한 것과 반대로 K-water의 공업용수 여유량을 농어촌공사 농업용 저수지에 공급해 농번기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준 사례도 나왔다. 올해 6~9월 광양·아산·수도권·울산 광역용수를 활용해 농어촌공사의 백운(광양)·성내(아산)·반월(군포)저수지 및 삼평보(울산)에 지원해준 것이다.

이 밖에 농업용 저수지 여유량을 광역상수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유효 저수량을 갖춘 농업용 저수지 27곳 중 9개 저수지를 선정하기도 했다. 양 기관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사업도 함께 나서기로 하고 ‘우즈베키스탄 수자원정보화 마스터플랜 수립 및 시설기반 강화 시범사업’ 수주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박필구 K-water 기조실 차장은 “우리나라 물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두 기관이 물 관리 현안을 공유하고 현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물 에너지 개발, 댐과 저수지의 수질 개선, 신기술 개발 등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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