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업계·당국 시무식

윤종규KB회장 ‘고객’ 12번언급
김정태 “휴머니티 문화 정착”

금융당국은 反시장 규제 압박
최흥식 “금융 영업 감독 강화”


새해 금융권이 내세우는 키워드는 ‘고객’으로 압축된다.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 금융권 내부 경쟁이 절정에 달한 가운데, 정부가 전방위 규제를 연이어 꺼내 들자 금융권이 2018년의 생존법을 고객 등 사람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융 당국은 새해 첫 근무일부터 감독 기능의 강화와 규제 필요성을 꺼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 국내 대표 금융사들은 시무식에서 유독 ‘고객’ 등 사람에 대한 단어를 많이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10여분 간 진행된 시무식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12차례에 걸쳐 사용했다.

윤 회장은 “리딩 금융그룹의 자격은 당기 순이익도, 자산 규모도 아닌, 고객으로부터 ‘최고의 회사’로 인정받을 때 주어질 수 있다”며 “‘디지털라이제이션’(디지털화) 등은 고객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결국은 고객 중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어 “우리 사회에 ‘포용적 금융’과 ‘사람 중심 경제’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자”며 “서민경제의 든든한 ‘금융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시무식에서 ‘고객’, ‘인재·직원’ 등 사람을 중심으로 신년사를 이어갔다. 조 회장은 “위험과 기회가 혼재된 뷰카(VUCA) 시대를 뚫고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 높은 사고방식과 변화를 앞지르는 신속 기민한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고객 중심의 ‘원(one) 신한 전략론’을 펼쳤다. 이어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 개별 그룹사가 아니라 그룹 전체, 익숙한 관행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도전을 우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휴머니티에 입각한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휴머니티에 기반한 혁신성장’을 강조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다면 이루어낼 수 있다’는 뜻의 ‘일심전진 석권지세’(一心前進 席卷之勢)를 강조한 뒤, 올해 5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서민 금융 지원을 꼽았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며 민감 금융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김만용·최재규 기자 mykim@munhwa.com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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