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결정 미루다 방송 차질
평창 동계올림픽 대체 등 고려
광고단가 하락 불가피할 듯
“시청자와 약속 못지켰다” 비난
MBC가 5주간 주중 드라마가 방송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다. 파업 기간 중 방송 중단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던 MBC 뉴스와 예능 프로그램이 이미 정상화된 반면 외주 제작 시스템으로 인해 차질없이 방송되던 드라마의 경우 안일한 대응으로 인해 연초부터 공백 사태를 낳으며 ‘시청자와의 약속’이라는 편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MBC는 현재 방송 중인 월화극 ‘투깝스’와 ‘로봇이 아니야’(사진)가 종방되는 1월말 이후 약 5주간 휴방에 들어간다. 2월 한 달간 재정비 기간을 거친 후 3월 5일부터 방송을 재개할 계획이다. MBC 최원석 드라마본부장은 “후속작으로 드라마를 편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월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관련 방송을 편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2일 임원 회의 후 보다 정확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으로 MBC 광고를 집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MBC 월화, 수목극은 MBC 전체 프로그램 중 광고 단가(15초 광고 1개당 1350만 원)가 가장 높다. 광고주들의 선호도가 높은 스타가 대거 출연하고 타 방송사 드라마와의 경쟁 관계 속에서 시청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송사 사정으로 주요 드라마가 동시에 장기간 결방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광고단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코바코 관계자는 “편성은 방송사 고유 영역”이라면서도 “광고 효과가 높은 드라마가 결방된다면 광고주들의 선호도 역시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MBC 드라마 결방 사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많다. 외주 제작 비중이 높은 드라마의 특성상 MBC는 파업 중에도 본사 소속 PD가 현재 방송 중인 ‘투깝스’와 ‘로봇이 아니야’를 준비해 직접 연출했다. 몇몇 후속작도 준비되고 있었으나 드라마국에서는 지난해 12월7일 신임 사장 선임 후로 편성 결정을 미루다가 결국 5주 간의 결방 사태를 빚었다. MBC 드라마국 관계자는 “현재 방송되는 MBC 주중 드라마 시청률은 2∼6%에 그치며 타사 드라마에 뒤지고 있다”며 “5주 공백 기간 동안 타사 드라마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정비 후 3월부터 방송을 시작해도 그 격차를 따라잡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정상궤도에 오른 MBC 예능, 시사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 크다. ‘무한도전’, ‘나혼자 산다,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은 10∼13% 시청률을 올리며 경쟁력을 회복했고, 6개월 만에 방송을 재개한 ‘PD수첩’ 역시 호평받았다. 보도의 경우 충북 제천 화재 발생 초기 소방관들에 대한 잘못된 보도로 위기를 맞았으나 곧바로 ‘잘못된 보도 바로잡고 사과드립니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또 다른 MBC 관계자는 “드라마 명가라 불리던 MBC이기 때문에 현 상황이 더욱 아쉽다”며 “드라마 중에서도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주중극의 결방 사태는 향후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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