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숙, It’s your style, 65×53㎝,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2
조미숙, It’s your style, 65×53㎝,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12
무술년 개의 해다. 올해는 왠지 반려견의 위상도 더 높아질 것 같다. 화면에 등장한 강아지를 보니 머리핀 장식까지 한 것이 꽤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조금 희화적인 데가 있다. 개의 전신을 휘감고 있는 것은 소위 명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모노그램(도안화한 글자)이나 패턴(문양)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개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해 보인다. 여기에 기호와 용도의 혼돈에 냉소를 보내는 작가의 시각이 담겨 있다.

우리에게 용품은 기호와 용도의 관계 속에 놓여 있다. 모든 용품은 일정한 기호에 따라 쓰임새가 결정되며 통용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호와 용도 간의 관계에 변화가 생겨났다. 이를테면 명품은 그것의 용도를 벗어나 신분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 용도는 뒷전이고 기호만이 중시되며, 기호만이 과도하게 소비되는 오늘의 세태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개는 묻고 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도시미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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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그림에세이’를 미술평론가인 이재언 도시미학연구소장이 연재합니다. 이 소장은 2013국제조형디자인 총감독, 2015강원국제미술전람회 감독 등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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