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정(왼쪽) 아동문학 평론가와 김남중 동화작가가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응모작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김서정(왼쪽) 아동문학 평론가와 김남중 동화작가가 2018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응모작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동화 심사평

문화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은 50매 내외의 원고를 공모하는데, 30매 내외인 다른 신문에 비해 운동장이 넓은 셈이다. 올해는 290편이 응모한 가운데 많이 다듬은 작품들이 눈에 띄었지만 기대하던 패기와 신선함은 덜한 편이었다.

유행의 반영인지 고양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 독자가 좋아하는 소재를 쓴다고 독자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문화가족, 따돌림, 옛이야기의 변주,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응용한 SF 등도 흔한 소재들이다.

본심에서 논의한 작품은 ‘엉망진창 내 인생’ ‘안개 속 여행자’ ‘다령이가 말한 하늘’이다. ‘엉망진창 내 인생’은 가난한 데다 사이마저 나쁜 아버지와 내가 미래에서 온 또 다른 나인 ‘형’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내용으로 곳곳에 흥미로운 설정이 돋보였지만 전체적으로 거친 느낌이었고 설정이 조금 더 정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안개 속 여행자’는 스마트폰 앱과 비형랑 설화를 결합하여 아빠의 제삿날에 젊은 아빠를 만나게 되는 구성이 좋았다. 작품 전반에 걸쳐 안개처럼 몽환적인 분위기가 독특했는데 독자만 알 수 있도록 아빠의 존재를 마지막까지 옅은 안개 속에 두었으면 처음 느낌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령이가 말한 하늘’은 처녀보살의 아들이며 앞을 보지 못하는 주인공 ‘광채’가 가까운 교회의 성가대원이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목소리가 아름다운 소녀인 다령이와 광채가 친해졌다가 헤어지는 가슴 뛰는 과정에 놀라운 반전도 눈길을 끌었다. 대립하기 쉬운 전통 무속과 현대 종교가 사람을 중심으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설정이 좋았다. 독자를 의식한 듯한 문체가 걸리긴 했지만 작품의 감동을 크게 해칠 정도는 아니어서 무리 없이 당선작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사랑과 사람이 우선하는 동화로 향후 우리 아동문학의 지평을 넓혀주길 기대한다.

심사위원 김서정·김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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