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소장 등 책임 조사중
크레인 기사는 하청 노동자
이번에도 ‘위험의 외주화’
지난해 12월 28일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강서구의 이동식 크레인 전도 사고 현장에 안전관리 책임자가 3명이나 나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안전관리 책임자들이 현장에 있었는데도 왜 취약 지반에 크레인을 설치할 수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크레인의 기사는 하청받은 장비업자가 고용한 노동자로, 이번 사고 역시 ‘위험의 외주화’에 의한 안전 관리 부실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현장소장과 총괄 시공사 소장, 감리회사 직원 등 안전관리 책임자 3명이 사고 위험성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거나 미리 보고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크레인의 좌우를 지탱하는 ‘아웃트리거’(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고정하는 지지대) 밑에 넓은 받침목을 설치하긴 했지만, 폐콘크리트 등을 다져 놓은 지반은 70t급 이동식 크레인의 무게를 견디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크레인을 전개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며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크레인을 조종한 기사는 하청업체가 고용한 노동자로 확인됐다. 철거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크레인 장비업자)가 다시 기사를 고용한 하도급 구조다. 정부가 뿌리를 뽑겠다고 외쳤던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하다는 증거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중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발표하며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산재 사망자(968명) 중 42.5%(411명)가 하청노동자였는데, 이는 2014년(39.9%)·2015년(42.3%)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로 주변에서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 16명 중 11명이 외부 인력이었다.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는 근본적으로 갑을관계를 만드는데, 중장비 사용자들이 안전을 위해 충분한 작업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해도 비용 문제로 시공사가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원청업체와 직접 계약 등이 이뤄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하고, 작업 매뉴얼을 만들어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진·조재연 기자 jjin23@munhwa.com
크레인 기사는 하청 노동자
이번에도 ‘위험의 외주화’
지난해 12월 28일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강서구의 이동식 크레인 전도 사고 현장에 안전관리 책임자가 3명이나 나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안전관리 책임자들이 현장에 있었는데도 왜 취약 지반에 크레인을 설치할 수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고 크레인의 기사는 하청받은 장비업자가 고용한 노동자로, 이번 사고 역시 ‘위험의 외주화’에 의한 안전 관리 부실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현장소장과 총괄 시공사 소장, 감리회사 직원 등 안전관리 책임자 3명이 사고 위험성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거나 미리 보고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확인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크레인의 좌우를 지탱하는 ‘아웃트리거’(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고정하는 지지대) 밑에 넓은 받침목을 설치하긴 했지만, 폐콘크리트 등을 다져 놓은 지반은 70t급 이동식 크레인의 무게를 견디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크레인을 전개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며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크레인을 조종한 기사는 하청업체가 고용한 노동자로 확인됐다. 철거업체와 계약한 개인사업자(크레인 장비업자)가 다시 기사를 고용한 하도급 구조다. 정부가 뿌리를 뽑겠다고 외쳤던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하다는 증거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중대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발표하며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산재 사망자(968명) 중 42.5%(411명)가 하청노동자였는데, 이는 2014년(39.9%)·2015년(42.3%)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선로 주변에서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 16명 중 11명이 외부 인력이었다.
박종국 시민안전감시센터 대표는 “위험의 외주화는 근본적으로 갑을관계를 만드는데, 중장비 사용자들이 안전을 위해 충분한 작업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해도 비용 문제로 시공사가 이를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원청업체와 직접 계약 등이 이뤄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하고, 작업 매뉴얼을 만들어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진·조재연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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