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식 의견 수렴 첫 시행도
검사 출신으로는 39년 만에 관세청 수장에 오른 김영문(사진) 청장의 관세행정 ‘뒤집어 보기’가 관가에서 화제다.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 변화·혁신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개청 48년을 맞는 관세행정의 첫 실험이어서 추이가 주목된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취임한 김 청장은 올해 업무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본청의 기획 주무 부서에서 일괄적으로 신년 계획의 큰 틀을 짜 내려보내던 방식이 아닌, 34개 일선 세관에서 자율로 첫 업무토론회를 거친 의견을 토대로 업무계획을 수립했다. 처음 시도된 방식이다.
관세청은 국세청과 함께 양대 세정집행기관이다. 올해 세수 목표는 55조3000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과거 매년 신년 업무계획, 신년사에는 ‘재정지출 확대와 재정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 부응’ ‘정부 추진 주요 정책 뒷받침을 위한 안정적 세수확보’ 등의 목표가 예외 없이 담겼다.
김 청장은 그러나 올해 신년사에서 “세수 확보가 관세청의 기본 임무 중 하나이지만 다만 그 자체가 목표일까요”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어 “세수 목표 달성을 위해 강제조사 방식에 의존해 왔는데 보다 복합해지는 무역환경에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성실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입세액 정산제도, 과세가격 사전심사제 등 납세협력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자율적 법규준수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청장 취임 이후 관세행정의 키워드에는 이처럼 자율, 예방이 두드러지고 있다. 검찰 재직 시 실적만 의식해서 자발적인 법 준수를 유도할 수 없었던 경험과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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