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청 종합감사 결과

논술형 평가 2人 채점규정 무시
4년간 141건 잘못된 문제 내고
2년째 같은문제 출제한 학교도


서울 지역 유명 외국어고 2곳을 포함한 고등학교들이 중간·기말고사 출제와 채점을 부실하게 해오다 교육 당국에 적발됐다. 불공정 시비와 금수저 논란으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 부적절한 내신 관리 현장까지 적발되면서 학종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대학 입시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의 사립 A고는 2014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중간·기말고사 출제 오류가 14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 해에만 48건의 출제 오류가 있었고 2014년 38건, 2016년 37건에 이어 지난해에도 18건의 오류가 발생했다.

학교 측은 정답을 정정할 때도 교과협의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교장 결재로 대신하는 등 교육청의 ‘고등학교 학업성적관리지침’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열반 편성·운영과 강제 자습을 금지토록 하는 교육청 지침도 어겼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특별반’을 신청하도록 유도하고, 오전 7시 50분부터 시작하는 오전 자율학습과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오후 자율학습도 강제로 시행했다. B 외고는 2016학년도 기말고사 때 일부 과목의 서술형·논술형 문제를 교사 1명이 혼자 채점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청 지침은 서술형·논술형 문제의 경우 두 사람 이상 채점자가 따로 점수를 매겨 평균을 낸 뒤 점수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2016학년도 1학년 중간·기말고사 과학 과목에서 문제 일부가 이전 학년도 문제와 동일하게 출제된 점도 지적받았다. C 외고도 2016학년도 정기고사 서술형·논술형 채점에 교사 2명이 참여한 것처럼 답안지 봉투에 서명했지만, 사실은 1명만 채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문제가 반복 출제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청은 정기고사 관리 소홀과 관련해 A 고에 기관경고, B 외고는 기관 주의·교사 1명 주의, C 외고는 교사 5명에 대해 경고 또는 주의 처분을 내렸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사 결과가 학종의 신뢰도에 더욱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송기석(국민의당) 의원이 102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6%가 학종을 신뢰할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전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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