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가 에이전트 수수료를 장기간 체불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에이전트 A 씨는 “인천 구단으로부터 수수료 3000여만 원을 2년여 동안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도 “2000여만 원을 1년 가까이 못 받았다”고 전했다. 수수료는 선수 이적, 전지훈련 등 업무를 대행한 에이전트에게 구단이 지불하는 보수로, 통상 업무가 종료된 시점에서 한 달 이내에 지급한다. B 씨는 “인천 구단은 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내세우며 수수료의 전액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며 “수수료의 일부를 받았지만, 인천 구단과 계속 업무 관계에 있었기에 받아야 할 금액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1∼2년이 지났지만 A 씨와 B 씨가 받은 금액은 전체 수수료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A 씨는 “자금이 없다고 하지만 인천은 선수 연봉 등 다른 돈은 제대로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 구단은 A, B 씨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강인덕 인천 구단 대표이사는 “구단에서 체불한 에이전트 수수료는 없다”고 밝혔다. B 씨는 그러나 “인천 구단과의 계약서, 그리고 체불에 관한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K리그에선 선수 연봉을 체불하면 구단에 하부리그 강등, 6개월 이하 자격 정지, 승점 1 이상 감점, 1000만 원 이상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가 3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하면 자유계약(FA) 신분을 부여한다. 그러나 에이전트 등 구단과 거래하는 사업자에 관한 보수 체불 징계 규정은 없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하는 ‘클럽 라이선싱’ 규정에도 세금 미납에 관한 조항만 있다. 에이전트를 위한 보호 장치는 전혀 없는 셈이다.

게다가 국내 축구계에서 구단과 에이전트는 갑과 을의 관계다. 에이전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K리그에는 군팀을 제외하고 20개 구단밖에 없지만, 에이전트는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인원이 80명을 넘는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에이전트가 구단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소송 등 법적인 구제 절차를 밟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A, B 씨처럼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에이전트가 더 있을 것이란 뜻. 이 관계자는 “에이전트는 경기력 향상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다”면서 “에이전트가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체육부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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