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맹추위를 식품으로 대비하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소한 대비 식품이 생강(生薑)이다.
한방에선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생강 섭취를 삼가거나 제한할 것을 권유할 정도다. 이런 사람에겐 더덕(사삼)·맥문동 등 생강의 열성을 떨어뜨리는 식품을 함께 먹으라고 했다. 생강 한쪽을 불린 찹쌀 한 컵과 함께 푹 끓인 뒤 체로 걸러 만든 미음을 먹으면 몸이 한결 따뜻해진다. 생강의 보온(保溫) 효과는 진저롤·진저론 등 생강의 매운맛 성분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 덕분이다. 생강과 ‘찰떡궁합’인 계피도 성질이 따뜻하다.
한반도에 생강이 처음 들어온 시기는 고려시대(1018년)로 알려졌다. 이는 “고려 현종 9년(1018년) 때 생강이 왕의 하사품으로 올라왔다”는 ‘고려사’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소중한 향신료였다. 조선의 셀럽(celeb)은 생강을 다양하게 표현했는데 하나같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 율곡 이이는 “남과 어울릴 줄 알고 자기 색을 잃지 않는 생강처럼 되어라”고 예찬했다. 고유의 맛과 향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식품과 섞이면 자기 색을 과감히 줄이고 화합해 새로운 맛·향을 만들어내는 생강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음식의 세계에서도 보신탕·추어탕엔 생강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생강을 넣으면 개고기·미꾸라지 특유의 냄새가 제거되고 맛이 한결 나아지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은 ‘다산방’에서 “생강을 달여먹고 땀을 내면 감기가 낫는다”고 했다.
한방에서도 생강을 열을 내려주고 기침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여주는 식품으로 친다. 외부에서 침입한 사기(邪氣·나쁜 기운)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에게 생강을 얇게 저며 설탕·꿀에 재웠다가 뜨거운 물에 넣어 만든 생강차를 추천하는 것은 그래서다. 생강즙과 양파를 함께 끓여 먹거나 끓는 물에 생강즙·대추·설탕·술(따뜻하게 데운) 등을 넣어 마셔 보라고도 권한다.
민간에선 생강을 썰어서 설탕에 절였다가 80∼90도의 고온에서 말린 편강을 기침·가래약으로 썼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여행 도중 심하게 체했을 때 평소엔 생강차를 마시면 소화가 됐는데 이번엔 효험이 없다”고 투덜거린다.
차량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 전에 생강을 미리 먹으면 멀미 걱정을 덜 수 있다. 생강의 멀미 억제 효과는 약국에서 파는 멀미 예방약 못지않다. 생강은 뇌가 아닌 장(腸)에 작용해 멀미를 억제하므로 멀미약처럼 졸음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서양인이 멀미 등으로 구역질이 날 때 진저에일(ginger ale)을 마시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입덧 완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임신 초기에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감이 느껴질 때 생강(하루 1g)과 비타민 B6(하루 75㎎)를 먹으면 속이 한결 가벼워진다는 연구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임신부와 태아에겐 이렇다 할 부작용이 없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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