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이 발표됐습니다. 2일 자 지면을 통해 시, 단편소설, 동화, 문학평론 등 4명의 부문별 당선자를 발표하고 작품을 전재했습니다. 모두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박은영 씨의 시는 5년간 갈고 닦은 공력이 행마다 묻어나고, 이경란 씨의 소설엔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했던 당선자의 현장감이 잘 배어 있습니다. 반전이 섬뜩한 김용준 씨의 동화도 짜릿하고, 평론 당선자 송민우 씨의 패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춘문예로 홍역을 한바탕 치를 때마다 담당 기자로서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혹시 심사의 공정성에 어긋남은 없었는지, 공모 진행을 무성의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수백, 수천 명 중에 1인을 제외한 낙선자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이번엔 시는 1000대 1, 단편소설은 5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했습니다. 당선된다는 게 거의 기적 같은 일이죠. 어쩌면 평생 한 번 만나기 힘든 행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낙방하면 얼마나 상심이 크겠습니까. 한 가닥 품었던 희망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누군가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반면, 또 누군가는 참담한 울분을 삭였을 겁니다. 어떤 말이 위로가 되겠습니까만, 그래도 담당 기자로서 낙선자 모두에게 몇 자 위로와 희망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응모한 작품은 단 하나도 빠짐없이 심사위원께 전달됐습니다. 행여라도 응모작이 전해지지도 않았을지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제일 많이 받은 전화가 ‘내 작품이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고 싶다’였습니다. 제대로 평가받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응모작 봉투 하나하나를 수작업으로 개봉했고, 번호를 매겨가며 누락이 없도록 했습니다.

작품이 한 방향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심사위원을 안배했습니다. 예를 들어, 예심은 젊은 여성 작가들로, 본심은 중견 또는 원로 남성 작가들로 하는 식입니다. 신구의 조화, 남녀의 균형을 꾀했다는 겁니다. 또 일체의 신상정보를 삭제해 공정성을 높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선한 분들은 아쉽기만 합니다. 하지만 힘내세요. 역대 당선자 중에는 10년이 넘도록 ‘도전’했던 사람도 있고, 나이 지긋한 분도 꽤 있었습니다.

끝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더 큰 희망을 전합니다. 많은 곳에서 다양한 신년 메시지를 내놨더군요. 그중 대전 동구의 ‘유지경성’(有志竟成)과 전북도의 ‘반구십리’(半九十里)가 와 닿습니다. 이는 뜻이 있고 최선을 다하면 결국 이룬다는 말입니다. 유지경성, 반구십리 하면 고진감래(苦盡甘來)입니다. 2018년 건승하세요.

clark@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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