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 소라
아오이 소라
새해 벽두부터 난데없이 ‘아오이 소라’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를 달렸습니다. 무술년 시무식 첫날(2일)에 검색어 순위 최고 자리를 차지하더니 3일까지도 상위권에 머물고 있네요. 1월 1일 열애 사실이 전해진 빅뱅 지드래곤-이주연, 이준-정소민 커플을 제치고 일본 연예인이 국내 네티즌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으니 참으로 이례적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아오이 소라는 아시다시피 일본 최고의 성인비디오(AV) 여배우인데요.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깜짝 결혼 발표를 한 겁니다. 아오이는 영어로 “큰 뉴스가 있다. 마침내 내가 결혼했다”며 “하지만 이름은 변함없이 아오이 소라다. 여러분을 사랑하며 새해 복 많이 받기를 바란다”고 쓰고 왼손 약지의 결혼반지를 공개했습니다. 그의 SNS엔 순식간에 약 3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습니다.

미혼 내지는 비혼이 대세인 요즘, AV 여배우가 결혼했다는 사실도 대단하지만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를 떳떳이 공개했다는 점일 겁니다.

아오이 소라는 지금의 30∼40대 남성들에게 ‘전설’ 같은 AV 스타죠. 2002년 ‘해피 고 러키’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그는 2005년을 전후해서는 최고 인기를 누렸습니다. ‘치한전차’ ‘스토킹 그리고 섹스2’ ‘G컵 탐정 호타루’ 등이 유명합니다. 155㎝의 단신이지만 앳된 얼굴에 볼륨감 있는 몸매로 일명 ‘베이글녀’로 불리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AV 스타로는 드물게 일반 드라마와 영화, 예능 방송까지 진출했고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그는 ‘AV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편견의 벽을 넘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결혼 발표로 또 한 번 자신을 둘러싼 높은 벽을 넘은 셈입니다. 국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의 도전과 용기에 많은 팬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축의금을 보내겠다”며 농담 섞인 지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일본 배우가 새해 첫 뉴스를 장식한 것은 마뜩잖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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