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신과 함께’ 감독

“실감 안나는데 축하 쏟아져
누구나 경험했을 모성·우애
보편적 가치들 영화에 담아
2편 8월 개봉… 후속작업 중”


“신이 함께 해서 가능했던 결과인 것 같습니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이 개봉 15일 만에 1000만 고지를 밟은 날, 수화기 너머 김용화(사진) 감독의 목소리는 상기됐지만 들뜨지 않았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신과 함께’는 이날 0시 10분 누적 관객 수 1000만198명을 기록했다. 한국 영화 중 역대 16번째이자 2018년을 여는 첫 1000만 영화는 신이 아닌 김 감독과 함께 찾아왔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정신없는 사이 이런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기도 하네요. 한국 영화계에서 소화하기 쉽지 않은 장르였기에 ‘신과 함께’를 찾은 관객 한 분 한 분이 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웃으며)오늘 차려입지도 못하고 편집실에 나왔는데 이리저리서 축하 전화와 인터뷰 요청이 오는 것을 보니 이제 좀 체감이 되네요.”

데뷔작인 ‘오 브라더스’(300만 명) 이후 ‘미녀는 괴로워(661만 명), ‘국가대표’(803만 명)로 차근차근 소통 관객수를 늘린 김 감독의 영화 전체를 꿰뚫는 정서는 ‘가족’이다. ‘오 브라더스’·‘국가대표’·‘신과 함께’에는 형제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는 부모와 자녀의 눈물겨운 사연을 담았다. ‘신과 함께’ 역시 모성애, 형제애가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엮이며 억지스럽지 않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거창한 무언가를 내세우기보다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영화는 결국 ‘관계의 미학’인데 ‘신과 함께’가 다룬 모성애, 형제애는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여서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제가 살면서 느꼈던 관계에 대한 은유 역시 상당 부분 표현됐습니다. 1000만이란 결과는 아마도 영화의 제목처럼 신이 함께 해줬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신과 함께’의 성공은 김 감독의 뚝심이 만든 결과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3년작 ‘미스터 고’(132만 명)의 흥행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실사 영화에 VFX(특수효과)로 만든 고릴라를 기막히게 접목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감독은 VFX 회사 덱스터를 운영하며 토종 기술을 키웠다. 그 결과물이 ‘신과 함께’가 빚은 저승이다.

“‘미스터 고’가 ‘신과 함께’에 끼친 영향은 정말 커요. ‘미스터 고’는 제가 밟아오는 길의 과정이지,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해왔죠. ‘신과 함께’의 흥행은 저 뿐만 아니라 함께 고생한 덱스터 식구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는 측면에서 더 의미가 큽니다. 8월에 ‘신과 함께’ 후속편이 개봉하는데 1월 안에 1차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밤샐 각오로 일하고 있어요. 일이 정말 많기는 한데, 성취감이 크니 일이 손에 잘 잡히네요.”

김 감독이 생각하는 ‘신’은 어머니의 다른 말이다. 고생만 하시다 일찍 돌아간 어머니에게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가 ‘신과 함께’다. 그래서 그는 이야기한다. “관객들이 영화 본 후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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