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이 4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여유 있게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이 4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여유 있게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이 4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우승한 뒤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샴페인이 눈에 들어갈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미케일라 시프린이 4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우승한 뒤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샴페인이 눈에 들어갈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AP연합뉴스
우상인 ‘실트 37승’ 뛰어넘은 미케일라 시프린

알파인 女회전 1분53초07 1위
올 7승… 최다우승 역대 6위로

헬멧에 ‘男보다 빠르게’ 스티커
승리 비결은 남다른 승부욕
평창올림픽 ‘5관왕’ 청신호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은 어린 시절 제2의 마를리스 실트(37·오스트리아)를 꿈꿨다. 2014년 은퇴한 실트는 동계올림픽에서 통산 은메달 3개, 동 1개를 획득했다. 실트는 특히 월드컵 통산 37승 중 회전에서 35승을 거뒀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회전 감각을 뽐냈던 시프린에게 실트는 우상이었다. 시프린은 “실트의 경기 영상을 살펴보면서 회전 기술을 갈고 닦았다”며 “언젠가는 존경하는 실트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로 훈련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시프린이 기어코 우상을 뛰어넘었다.

시프린은 4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53초 07로 우승했다. 2차 시기에 진출한 29명 중 유일하게 1분 53초대를 기록했으며, 2위 웬디 홀데네르(25·스위스·1분 54초 66)와의 격차를 1초 59나 벌렸다. ‘0.01초의 승부’로 불리는 알파인스키에서 1초 이상 차이가 났다는 건 그만큼 시프린의 레이스가 압도적이었다는 의미. 이로써 시프린은 올 시즌 월드컵 7승이자 개인 통산 38승을 거둬 실트를 제치고 최다우승 역대 6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최다우승 톱10 중 현역은 78승을 챙긴 ‘스키 여제’ 린지 본(34·미국)과 시프린뿐이다. 본과 시프린의 차이는 40승이지만, 본이 최근 무릎 부상 등으로 주춤한 데다 시프린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승자는 시프린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시프린의 아버지 제프, 어머니 아일린은 모두 고교 시절까지 스키 선수로 활약했다. 부모는 시프린이 2살이 되던 해 딸에게 스키를 선물했다. 마취과 의사인 아버지가 2003년 고향인 콜로라도주를 떠나 뉴햄프셔주의 병원으로 옮기면서 시프린 가족은 뉴햄프셔에 터를 잡았다. 그리고 시프린을 뉴햄프셔의 스키 명문 기숙학교인 버크마운틴 스키아카데미에 입학시켰다. 특히 어머니는 학교 주변에 숙소를 얻고 시프린의 훈련을 도왔다. 5년 뒤 아버지가 콜로라도의 병원으로 돌아갔지만 시프린과 어머니는 뉴햄프셔주에 남아 스키아카데미 과정을 마쳤다. 어머니는 여전히 코치 자격으로 딸이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 동반, 딸을 돌보고 있다.

남다른 승부욕은 시프린이 정상을 지키는 비결. 시프린은 “어린 시절 함께 스키를 타던 남자아이들이 ‘너는 정말 소녀같이 얌전하게 스키를 타는구나’라고 놀렸다”며 “그 녀석들을 다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하루 종일 훈련했다”고 말했다. 지금도 시프린은 “언제나 남자들보다 빠르게(Always Be Faster Than The Boys)”의 약자인 ‘ABFTTB’라고 적힌 스티커를 헬멧에 붙이고 레이스를 펼친다.

시프린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주종목인 회전, 대회전뿐 아니라 활강, 슈퍼대회전, 복합에서 5관왕을 노린다. 시프린은 “사람들의 기대감은 나에겐 부담이 아니라 응원이자 행복”이라며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기대감이 커지고 흥분된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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