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서울지방국세청장 ‘쾌척’
3년간 끊겼던 전통 잇고 情 나눠


무술년(戊戌年) 벽두부터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직원들과 나눈 한 끼의 따뜻한 떡국 비용을 ‘쾌척’해 새 출발을 다짐한 고위공무원이 있다. 국세청 6개 지방청 가운데 하나인 서울지방청의 신년 떡국 하례가 관가에 잔잔한 화제다.

4일 국세청과 서울청에 따르면, 연휴 후인 2일 낮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울청 직원을 대상으로 신년 떡국이 제공됐다. 2014년 말에 본청이 세종시로 이전한 후 끊겼던 ‘한 끼’다.

통상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제공하는 일반적인 떡국과는 의미도 달랐다. 비용을 김희철(57·행시 36회·사진) 서울청장이 개인 업무추진비로 부담했다. 연초인데 떡국이라도 직원들과 함께 나누며 정을 돈독히 하자는 취지였는데 400만 원가량 소요됐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김 청장은 빠듯한 업무추진비가 더 줄게 되고, 모자란 비용은 자신의 사비를 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서울청은 서울 전역 25개 구를 담당하며 지난 2016년 기준으로 69조9600억 원의 세수를 거둬 국세청 소관 세수의 30%를 차지했다. ‘수도청’이란 위상에 걸맞게 직원만 해도 59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9급, 관리 인력 등 하위직이 92.6%를 차지하고 있다.

떡국이 제공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일선 세무서, 조사 인력을 빼고 본청에 근무하는 직원 대부분이 이날 구내식당을 찾아 점심을 함께했다고 한다. 구내식당 식사비가 인상된 영향도 있어 소박한 한 끼의 의미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 서울청과 국세청 본청이 함께 한 건물에 자리해 있던 시절에는 신년 초에 떡국이 제공됐다”면서 “몇 년간 끊긴 ‘전통’을 다시 잇는 의미도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청장은 앞서 지난해 말에도 사랑의 밥 퍼 무료 급식 봉사를 하는가 하면, 모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지난 7월에 취임하면서 “공직자에게 청렴성은 국민적 요구이며 기본 임무다. ‘청렴은 가장 큰 이윤이 남는 장사’라는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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