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패치땐 성능 5~30% 저하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상징적인 기업인 반도체회사 인텔이 지난 10년간 생산한 프로세서(사진)가 ‘근본적인 설계 결함’으로 보안상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구형 스마트폰의 배터리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밝혀져 전 세계적인 소송 사태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인텔마저 허점을 드러내면서 미국 ICT 기업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4일 영국의 기술 전문매체 더레지스터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생산된 인텔의 프로세서에 있는 근본적인 설계 결함이 발견됨에 따라 윈도 운영체제(OS)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9일 패치를 공개키로 했다.
패치란 프로그램 일부를 빠르게 고치는 것을 말한다. 패치를 공개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이를 내려받아 설치하거나 사용자가 수동 설치를 할 수도 있다. 공개 OS인 리눅스 개발자들도 인텔 프로세서 결함 보완을 위해 리눅스의 가상 메모리 시스템 점검에 나서고 있다.
더레지스터는 “프로세서 결함이기 때문에 OS 차원에서 패치가 제공돼야 한다며 패치가 이뤄질 경우 프로세서 종류에 따라 5~30% 성능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OS 회사들이 나서서 이러한 보안상 취약점을 고치더라도 컴퓨터 성능이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컴퓨터 사용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함은 지난해 11월 미국 구글이 인텔 프로세서의 관리 엔진(ME)이 보안에 취약하다고 지적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인텔은 “최신 8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포함한 다수의 제품군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인정했다. 결함을 이용해 해킹을 시도할 경우 로그인 암호, 캐시 파일 등 모든 종류의 이용자 정보가 저장되는 커널 메모리 내용이 외부로 흘러나갈 수 있다.
사용자가 프로그램이나 웹페이지 로그인 과정에 필요한 정보를 읽기 위해 커널 메모리에 접근할 때 악성 코드의 스니핑 공격(코를 킁킁거리며 음식을 찾는 동물처럼 조용히 정보를 찾아 빼내는 것) 등에 의해 중요 정보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함은 윈도, 리눅스, 맥 등 OS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전 세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으며 2016년까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유지해왔다. 파급력에서 보면 애플의 배터리 성능 고의 저하 사건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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