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가온-비마 전투 기념식서
힌두 우익단체 회원들과 충돌
돌던지고 폭력행사…1명 사망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최하층인 ‘달리트’(불가촉천민)에 속한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여 주민 1명이 숨졌다.

3일 영국 가디언 등은 달리트 주민들이 지난 1일부터 사흘째 뭄바이 등 마하라슈트라 주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에 들어가 현지 힌두 우익단체 회원들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달리트들이 지난 1일 마하라슈트라 주 코레가온-비마 마을에서 코레가온-비마 전투 200주년 기념행사를 하던 중 시위가 촉발됐다. 코레가온-비마 전투는 1818년 1월 1일 달리트들이 영국 동인도회사 편에 서서 당시 이 지역을 통치하던 최상층 카스트 브라만에 속한 페슈와 계층과 싸운 전투로 달리트들에게는 지배 계층에 대한 항거 사건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힌두 우익단체는 달리트들이 영국 세력의 인도 왕국을 상대로 승리한 전투 기념 행사를 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우익단체와 달리트들은 서로 돌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달리트에 속하지 않은 28세 현지 주민이 주변을 지나다 돌에 맞아 사망했다. 마하라슈트라 주 전역에서 150여 대의 차량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고 100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일부 학교는 휴교했고 일부 기업도 직원들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1900년대 달리트 해방운동을 한 B R 암베드카르 박사의 손자 프라카시 암베드카르는 이날 마하라슈트라 주 전역에서 달리트들의 총파업을 촉구했다. 시위는 뭄바이, 푸네 외에 나그푸르, 바라마티 등 마하라슈트라 주 곳곳에서 벌어졌다. 주 정부는 뭄바이에만 2만10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해 통제에 나섰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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